[이수완의 국제레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위태로운 '줄타기 외교'

2018-09-12 08:12


안녕하세요, 아주TV '이수완의 국제레이다'입니다.

중국과 필리핀 사이에 위치한 남중국해 리드뱅크(Reed Bank)엔 엄청난 양의 천연가스가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중국은 리드뱅크가 자국의 해역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2016년 국제상설중재재판소는 필리핀의 배타적 경제수역권안에 들어있다고 판결한 바 있습니다. 중국은 이 판결을 인정하지 않고 남중국해 상에 인공섬을 건설하고 군사기지화하고 있어 국제사회의 우려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중국과 필리핀은  현재 이 곳에서 석유와 천연가스를 공동 개발하는 방안에 조만간 합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실리 외교'를 추구하고 있는 가운데 협상 결과에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중국은 스프래틀리 군도를 포함해 남중국해 대부분의 해역이 자국의 영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에너지 부족에 시달리는 필리핀이 자원 공동개발 등 남중국해 문제를 해결해 하기 위한 방안을 중국과 협상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11월 예상되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필리핀 방문에 앞서 양측의 협상은 급 진전될 것으로 보입니다.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취임 후 중국을 세 번이나 방문 하는 등  관계 강화를 모색해왔습니다.  하지만 남중국 영유권 분쟁을 고리로 전통 우방인 미국과의 관계 개선도 시도하는 등 미·중간 위태로운 줄타기 외교를 하고 있습니다.

시 주석은 지난 5월 중국을 방문한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필리핀이 남중국해에서 석유 시추를 추진한다면 전쟁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피력한 바 있습니다. 약소 국가인 필리핀은 자신의 권리를 내세울 수 없습니다. 무역과 관광 분야에서 중국의 보복이 무섭기 때문이죠. 현재 필리핀은 급속한 경제 성장에 따른 에너지 수요가 급증해 자원 개발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그리하여 중국이 그동안 주장하던 자원 공동 개발 카드를 받아들일 태세입니다. 
 
 

[사진=AP/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