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델리티가 말하는 중국투자 'ABCD'

2018-09-11 18:12
A(인공지능) B(빅데이터) C(클라우드) D(내수)

11일 레이몬드 마 피델리티자산운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현재 중국 경제는 1985년 플라자 합의 이후 일본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사진=피델리티자산운용 제공]


"중국투자는 'ABCD'만 기억하면 된다."

11일 레이몬드 마 피델리티자산운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중국투자론'을 이처럼 요약했다. A는 자율주행(Automatic Driving)과 인공지능(AI)을 뜻한다. B는 빅데이터(Big Data), C는 클라우드(Cloud), D는 내수소비(Domestic Consumption)다.

그는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현재 중국 경제는 플라자 합의 이후 일본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1985년 미국과 프랑스, 독일, 일본, 영국 재무장관은 뉴욕 플라자호텔에 모여 플라자 합의를 끌어냈다. 달러화 강세를 바로잡으려는 미국이 주도한 합의다. 플라자 합의 이후 2년 만에 일본 엔화와 독일 마르크화 가치는 달러화에 비해 각각 65.7%, 57.0% 뛰었다.

마 매니저는 "일본은 합의 이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2%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당시 일본 주식시장도 불황이었다. 1990~1994년 사이 도쿄증권거래소 업종별지수는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60% 넘게 하락했다.

그래도 업종별로 뚜렷한 차이가 존재했다. 마 매니저는 "경기민감주와 금융주가 큰 충격을 받았지만, 구조적으로 성장하고 있던 제약과 유통, 산업재, 전기전자 종목은 잘 버텨줬다"고 전했다.

결국 중국 주식시장에서도 이런 종목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중국은 2017년 전 세계 전기차 생산량 가운데 약 50%를 차지했다. 마 매니저는 "미·중 무역분쟁과 상관없이 이런 추세는 앞으로 5년 동안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빅데이터는 금광으로 표현했다. 마 매니저는 "미국 다음으로 많은 빅데이터를 확보한 나라는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클라우드업체인 알리바바도 눈여겨봐야 한다"며 "알리바바가 보유한 전 세계 고객 가운데 40% 이상이 유료 고객"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꾸준히 내수시장을 키우고 있다. 모바일 상거래 활성화로 일찌감치 새로운 유통시대가 열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