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검인물전] 판빙빙, 감금에 수갑까지 행방이 묘연한 ‘대륙의 여신’
2018-09-12 00:00
중국 인기배우 판빙빙은 지난 5월 SNS에 마지막 사진을 올린 후 행방이 묘연해졌다. 그녀를 지칭하던 '중화권 바비인형', '대륙의 여신' 등 화려한 수식어도 사라졌다. 대신 '실종', '감금', '망명', '납치' 등의 우울한 단어가 자리를 채웠다. 인터넷 상에는 "판빙빙이 감금됐다. 영영 돌아오지 못한다"는 근거 없는 소문도 나돌았고, 심지어 이미 사망했다는 괴담까지 등장했다.
5월 중국 관영방송 CCTV 진행자 출신 추이융위안은 웨이보에서 "한 배우가 이중계약서를 작성해 영화를 찍고 6000만위안(약 100억원)의 계약금액을 받아 탈세했다"고 폭로했다. 이후 중국 당국은 판빙빙의 탈세 혐의를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고 동시에 그녀는 자취를 감췄다.
지난 3일 중화권 매체들은 판빙빙이 8월 3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지문을 채취해 정치 망명 비자인 'L1'을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트위터 이용자 'yinke_usa'의 글을 인용한 빈약한 기사였다.
급기야 1990년대 중국 다롄 방송국 아나운서였던 장웨이제의 실종 사건까지 거론하며 판빙빙 실종설까지 나왔다. 1998년 실종 당시 임신 8개월이었던 장웨이제는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2012년 인체 표본 전시회인 '인체의 신비전'에 나타난 태아를 임신한 임신부 시신이 장웨이제와 닮았다며 그녀일 거라는 추측이 제기됐다.
당시 전시 기획자 군터 폰 하겐스는 "임신부 표본은 아내와 절친했던 중국인 친구가 불의의 사고로 사망한 시신"이라고 부인했지만, 현재까지 풀리지 않은 의문의 실종 사건으로 남아있다.
한 예로 중국 관영 매체 법제만보는 지난해 8월 정부 검열을 거치지 않고 기사를 웨이보에 올렸다가 부서가 사라지고 총편집인이 바뀌는 수모를 겪었다. 반발의 표시로 기자 40명은 사표를 냈다.
판빙빙이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감춘 지 3개월이 흘렀지만, 제대로 된 소식을 전한 중국 언론은 없다. 무성해진 풍문은 황해를 타고 한국 포털사이트로 넘어와 사실로 둔갑했다. 언론이 사실을 이야기하지 않으면 풍문이 사회를 지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