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에게 고양이 뺏긴 딸

2018-09-11 12:00

아버지 품에 안긴 고양이 티거. 아침마다 30분이 기본이다.

[노트펫] 딸이 아버지에게 고양이를 뺏긴 뒤로 10년간 아버지와 고양이가 출근 전 30분간 포옹시간을 갖는다고 미국 고양이 전문 매체 러브 미아우가 지난 8일(현지시간) 소개했다.

딸 F. 린더만은 10년 전에 생후 5주 된 새끼고양이 ‘티거’를 트럭 바퀴에서 구조했다. 48㎞를 달린 트럭 바퀴에서 살아남은 것은 기적이었다.

린더만은 티거에게 젖병으로 우유를 줘서 길렀고, 티거는 곧 린더만의 베개 옆에서 함께 자기 시작했다. 티거는 혼자 있는 것을 싫어해서 어디든지 린더만을 따라다녔고,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불안해했다.

그러나 그녀가 아버지에게 티거를 인사시킨 뒤부터 티거는 '딸 껌딱지'에서 '아빠 껌딱지'로 변심했다. 티거는 아버지가 가는 곳이면 어디든 졸졸 따라다녔고, 둘은 떼어놓을 수 없는 사이가 됐다.

어영부영하는 사이에 린더만은 티거를 아버지에게 뺏겼다. 그녀는 “부모님이 내 집에 오시면, 아빠는 항상 티거를 훔쳐가려고 했다”며 “한 달 정도 부모님 집에서 지내면서 아빠와 티거는 정말 가까워졌고, 내가 다시 내 집으로 돌아가려고 할 때 아빠는 티거가 이제 자신의 고양이라고 선언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린더만은 황당했지만, 둘 사이가 워낙 친밀했던 터라 둘을 떼어놓을 수 없었다. 결국 티거는 부모님과 함께 살게 됐다. 그리고 둘의 사이는 더 가까워졌다. 린더만은 “아빠가 출근하기 전에 티거는 적어도 30분간 아빠 품에 안겨 있어야만 한다”고 아침 일상을 설명했다.

건설 분야 일을 하는 아버지는 매일 아침 8시경 집을 나섰다. 티거는 매일 아침 7시30분에 아버지를 찾아가서 무릎에 올라가, 안아달라고 조른다고 한다. 즉 아버지의 아침 30분은 무조건 티거의 시간이었다. 아버지와 헤어지기 전에 30분은 안겨있어야 낮에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견딜 수 있던 것.

아버지 무릎에서 떨어지지 않는 고양이 티거.

아버지가 점심을 먹으러 집에 돌아오시면, 티거는 반갑게 마중 나갔다. 아버지가 식탁에 앉으면, 티거도 지체하지 않고 아버지의 무릎 위로 올라가 안겼다.

아버지도 급한 일이 있을지라도 무릎 위에서 잠든 티거가 깰 때까지 기다려주시곤 했다. 린더만은 “아빠는 티거가 자고 있어서 뭘 할 수 없다고 말한다”고 귀띔했다.

아버지가 티거를 지나치게 사랑한 나머지, 티거의 버릇이 나빠질 정도라고 한다. 아버지는 티거를 위해서 창문 밖으로 울타리를 연결해서 티거 전용 일광욕실을 만들어줬다.

아버지가 티거에게 만들어 준 일광욕실.

2년 전 아버지가 몇 주간 덴버로 출장을 다녀오신 뒤에 딸에게 “다음에 출장 갈 때 티거를 데려가야 겠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한다. 린더만 생각에 아버지가 어머니보다 티거를 더 보고싶어한 것처럼 보였다.

한편 아버지와 티거의 사연은 사흘 전 미국 소셜 뉴스 웹사이트 ‘레딧(Reddit)’ 에 올라와서 화제가 됐다.

아버지와 티거는 이제 떨어질 수 없는 사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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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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