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현대제철, 美 철강 쿼터 '예외' 신청

2018-09-03 15:1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제공= 연합뉴스]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주요 철강사들이 미국의 철강 쿼터(수입 할당)에 대해 '품목 예외' 신청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3일 미국 연방관보를 보면 미국 앨라배마주에 위치한 포스코의 자동차강판 전문 가공센터인 AAPC는 쿼터 예외 신청을 했다.

현재 미국은 한국산 철강 수입 물량에 대해 2015~2017년 평균 수출량(383만t)의 70%인 268만t으로 감축한 쿼터를 시행 중인데, 여기서 제외해 달라는 것이다.

이는 지난 달 30일 트럼프 대통령이 쿼터제를 적용 중인 수입 철강재에 대해 예외 품목 신청 자격을 재부여하기로 한 데 따른 발빠른 조치다.

포스코 AAPC는 "변압기 제조에 필요한 방향성 전기강판을 포스코 본사로부터 수입하고 있다"며 "일정량을 계속 한국에서 수입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이 회사는 미국 최대 철강업체인 AK스틸도 방향성 전기강판을 생산하지만, 필요한 물량이나 사양을 공급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현지 철강 및 알루미늄 제조업체들은 필요로 하는 철강재가 있을 경우 정부에 쿼터 해제를 요청할 수 있는데, 이 점을 파고든 것이다.

특히 쿼터제 시행 목적 자체가 자국 산업 보호에 있었던 만큼, 포스코 AAPC 주장대로라면 미 정부가 들어줄 공산이 크다.

같은 주에서 변압기를 생산·판매하는 현대일렉트릭 미국 법인도 포스코 전기강판이 필요하다며 힘을 실어줬다.

포스코 AAPC는 LG전자가 미국 현지에서 드럼 세탁기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스테인리스강 등 철강에 대해서도 품목 예외를 신청했다.

이밖에 현대제철 미국법인도 현대차와 기아차, 자동차부품업체의 현지 공장에 공급하는 냉연과 튜브 등 일부 자동차용 철강을 제외해 달라고 신청했다.

이 회사는 해당 품목을 한국에서 수입하지 못할 경우 현대·기아차의 미국 자동차 생산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부연했다.

반면 지난 5월 유정용강관 튜빙과 케이싱 등 14개 품목 예외를 신청한 세아제강은 아직 승인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쿼터 면제가 이뤄지면 우리나라 철강업계는 쿼터 물량 초과분에 부과되는 25% 관세를 물지 않고도 미국시장에 수출할 수 있는 연간 물량이 늘어나게 된다"며 "다만 실제 쿼터 예외품목으로 지정되기 까진 적지않은 진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