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 18개국 정상과 회담" 中 시진핑 아프리카 외교 공들이기
2018-09-02 11:19
9월3~4일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 정상회의 베이징서 개최
아프리카에 '선물보따리' 공세
중국, 지난해 아프리카 수입액 전년동비 33%↑
'신 식민주의' 경계눈초리도
아프리카에 '선물보따리' 공세
중국, 지난해 아프리카 수입액 전년동비 33%↑
'신 식민주의' 경계눈초리도
18명.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이틀에 걸쳐 만난 아프리카 각국 정상의 숫자다. 미·중 무역 및 외교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중국이 3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 정상회의'를 계기로 아프리카를 향해 적극적인 외교 공세를 펼치고 있는 모습이다.
2000년 첫 개최 이후 3년에 한번씩 열리는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 정상회의는 중국이 올해 보아오 아시아포럼, 칭다오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중국국제수입박람회와 함께 올해 가장 중시하는 4대 주요 외교 이벤트 중 하나다. 올해 포럼에는 아프리카 50여개국 정상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틀간 18명 아프리카 정상과 정상회담
중국 당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8월 31일부터 9월 1일까지 아프리카 18개국 정상과 연달아 회동했다. 지난달 31일 소말리아·카메룬·니제르·남수단·말리·보츠와나·부르키나파소 정상과 각각 정상회담을 한 데 이어 1일엔 세이셸·베넹·기니·말라위·라이베리아·잠비아·가봉·모잠비크·코모로·가나·이집트 정상과 회동했다.
시 주석은 아프리카 각국 정상에게 중국이 제창하는 신(新)실크로드 전략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을 호소하며, 이를 기반으로 중국과 아프리카 각국이 더 많은 협력 성과를 일구자고 강조했다. 또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의식한 듯, 다자 간 무역체계 질서를 수호하고 국제 지역적 이슈에 대해 서로 적극 지지할 것도 당부했다.
특히 미국과의 통상무역 분쟁이 북핵·대만·남중국해 문제 등 정치·안보 이슈로 확산되며 미국과 전례 없는 패권 다툼을 벌이는 중국은 자국에 유리한 주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발전도상국을 '천연동맹군'으로 삼고 있는 모습이다.
◆무관세 등 대규모 '선물보따리' 공세
중국은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 정상회의에 앞서 아프리카에 대규모 '선물 보따리'도 풀었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첸커밍(錢克明) 중국 상무부 부부장은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자국과 수교를 맺은 53개 아프리카 국가 중 경제발전 속도가 가장 더딘 33개국에 대해 중국에 수출하는 제품 97%에 대해 관세면제 혜택을 준다고 발표했다.
또 중국은 각종 무역촉진단을 조직해 아프리카 제품을 대규모로 구매하기 위해 베이징·광저우·상하이 등지에서 각종 아프리카 제품 홍보 설명회, 종합 박람회 등을 열어 아프리카 제품이 중국에 더 많이 수출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중국은 아프리카 해관과 협력을 강화해 통관 효율도 높일 계획이라고 첸 부부장은 덧붙였다.
이 밖에 중국은 오는 11월 상하이에서 열리는 중국국제수입박람회에서도 아프리카 저개발국가에 무료로 전시 부스를 제공하는 등 우대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지난해 대 아프리카 수입액 33%↑
현재 아프리카 54개국과 교역하고 있는 중국은 그동안 아프리카와 균형 잡힌 건전한 교역관계를 유지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대(對)아프리카 수입액은 753억 달러로, 전년 대비 33%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중국 전체 대외 수입증가율보다 17% 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특히 아프리카 과일, 해산물, 커피, 면화 수입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지난해 중국·아프리카 전체 교역액은 1690억 달러로, 전년 대비 11.4% 증가했다.
중국·아프리카 교역액은 2000년 100억 달러에서 2014년 2000억 달러를 넘기며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를 보이다가 지난해부터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신(新)식민주의' 경계 눈초리도
하지만 '차이나머니'가 아프리카를 휩쓰는 것을 서방국들은 경계어린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다. 특히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신(新)식민주의'라고 비난하며, 이것이 아프리카 국가에 빚더미를 안겨주고 중국 종속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벌이는 대형공사는 대부분 자국 기업 주도로 진행돼 정작 아프리카 현지에 고용·투자 등 경제적 파급효과는 미미한데 부채만 늘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과 경제협력이 확대되면서 중국에서 부채를 조달하는 아프리카 국가도 갈수록 늘고 있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2017년 중국의 아프리카 국가에 대한 차관액은 1000억 달러로, 2010년과 비교해 50배 증가했다.
이러한 우려를 의식한 듯, 첸커밍 중국 상무부 부부장은 앞서 "중국은 아프리카 국가들과 지속가능한 부채 모델을 추구할 것"이라며 "일자리와 수출을 창출하는 프로젝트에 집중해 아프리카 전역에서 9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약속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