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주의' 내건 김무성…한국당 차기 주자 '기지개'
2018-08-27 18:25
"우리 당 미래는 공화주의…제가 할 역할 있으면 하겠다"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무성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27일 '공화주의'를 내걸고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나섰다. 김 전 대표는 홍준표 전 대표 체제였던 지난 2월 당 김영철 방한 저지 투쟁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것을 제외하곤 정치 일선에 등장하지 않은 채 잠행을 거듭해 왔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길 잃은 보수정치, 공화주의에 주목한다' 세미나를 열었다. 김 전 대표는 인사말에서 "보수라는 용어는 사실 정치 이데올로기가 아니"라며 "정치 이념으로서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지향하는 우파, 사회주의 계획경제를 지향하는 좌파로 나누는 게 더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김 전 대표는 "그런 만큼 보수 정치라는 틀에서 벗어나 '진정한 우파 정치'를 추구하는 게 우리가 나아가야 할 미래"라면서 "우파정치는 헌법 정신을 준수하고 공공의 선을 추구하는 차원에서 민주주의 못지 않게 공화주의를 중시해야 한다"고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가치 재정립'이 한국당의 최우선 과제로 떠오른 상태에서 김 전 대표가 '공화주의'를 들고 나선 것은 이후 '당권'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 전 대표는 이런 지적을 부인하지 않았다. 김 전 대표는 세미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의 미래에 대한 돌파구를 공화주의 쪽으로 가야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이제 어떻게 하면 국민들에게 우리 당의 변화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 이걸 위해서 제가 할 역할이 있으면 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김 전 대표가 본격적으로 정치 일선에 나서면서 다른 주자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인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다음달 7일 자신의 저서 '황교안의 답' 출판 기념회를 열 예정이다. 미국에 머물고 있는 홍준표 전 대표 또한 다음달 15일 귀국할 예정이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비대위 체제를 내년까지는 이어가겠다고 밝힌 만큼, 차기 당권 주자들의 물밑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일각에선 김 전 대표가 '공화주의'를 꺼내든 것을 두고 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공동대표에게 '러브콜'을 보낸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공화주의'는 유 전 대표가 지난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을 당시 꺼내들었던 담론이다. 다만 김 전 대표는 이와 관련된 질문에 "그렇진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