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상봉] 태풍에도 그리운 혈육 만나러…"꿈만 같다"

2018-08-24 10:03
정부, 태풍우려 필요서 北과 협의해 일정 조율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상봉단 81가족 326명이 북측의 그리운 가족을 만나러 24일 금강산으로 출발했다.

남측 상봉단은 이날 숙소인 속초 한화리조트에서 오전 8시50분께 버스를 타고 출발했다. 전달 집결한 강원도 속초는 굵은 빗줄기가 내리고 있지만 바람은 심하지 않아 금강산으로 출발하는데 큰 문제는 없었다.

이산가족들은 날씨 걱정에, 또 가족을 만날 설렘에 이른 아침부터 부산한 모습이었다.

오전 한때 굵은 빗줄기가 내려 걱정을 하는 가족들도 있었으나, 태풍의 위력이 약해지면서 대체로 안도하는 분위기다.

북측 형을 만나러 가는 목원선(85) 할아버지는 새벽 2시30분에 일어나자마자 뉴스로 태풍 경로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목 할아버지는 "이 정도면 (날씨가) 양호한 거야. 참 다행"이라고 안도했다.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첫날인 24일 오전 강원도 속초시 한화리조트에서 한 할머니가 우산을 쓴 채 버스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

동생인 목원구(83) 할아버지에도 북의 형을 만나러 가는 소감을 묻자 "꿈만 같다"고 말했다.

북측의 누나와 상봉할 최성택(82) 할아버지는 "(태풍이) 빗겨간다고 하긴 하는데 날씨가 좋지 않네요. 그래도 못 가는 것보다는 좋잖아요"라고 말했다.

역시 북측 언니를 만나는 김정자(83)·정숙(81) 자매는 언니를 만날 생각에 들떠 밤늦게까지 얘기를 나누다 잠들었지만 새벽 4시30분에 깼다.

김정숙 할머니는 "어제는 좀 믿기지가 않았다"며 "아침에 눈을 뜨니까 '아, 오늘 언니를 만날 수 있구나, 진짜 보는 거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북측 언니를 만나러 가는 강두리(87) 할머니도 "반갑고 기쁜 사람들 만나는데 비가 왜 이리 오느냐"며 걱정했다.

상봉단은 이날 금강산 관광지구 도착 후 점심을 먹은 뒤, 오후 3시께부터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열리는 단체상봉에서 그리운 혈육을 만나게 된다.

남북 이산가족은 2박3일간 총 6차례 만남을 가지고 오는 26일 육로를 통해 귀환하게 된다.

한편 정부는 태풍 솔릭이 북상함에 따라 북측과 비상연락채널을 통한 긴급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정부는 태풍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한편 필요시 북측과 협의해 일정 등을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천해성 차관은 이날 오전 속초에서 기자들과 만나 "태풍때문에 그저께부터 플랜B, 플랜C 까지 해야하나 걱정했다"며 "일단 예정된 시간에 출발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