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쇼크 충돌…與 "양보다 질" vs 野 "정부 실정"
2018-08-21 18:24
민주 "노동 인구 감소 등 구조적 요인 때문" 정부 엄호
한국 "소득주도 성장 실패"…김동연·장하성 갈라치기
한국 "소득주도 성장 실패"…김동연·장하성 갈라치기
여야는 21일 열린 국회 경제 관련 상임위에서 '고용쇼크'를 둘러싸고 충돌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 기조인 '소득주도 성장'이 문제라며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을 제각각 옹호, 비판하는 이른바 '갈라치기 공세'를 퍼부었다. 반면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고용 '양'이 아닌 질적인 측면에 주목해야 한다고 맞섰다.
김광림 한국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난 19일 당정청 협의에서 장 실장은 소득주도성장의 결과는 시간이 걸린다며 12월까지 믿고 기다려달라고 한 데 반해 김 부총리는 개선할 부분은 수정하겠다고 했다"면서 장 실장과 김 부총리가 소득주도성장을 두고 엇박자를 낸 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그는 "문 대통령은 청와대와 정부의 경제팀이 완벽한 팀워크를 이뤄 직(職)을 거는 결의를 가지라고 했다"면서 "경제 하는 사람들은 문재인 정부 방향은 김동연 부총리 생각하는 중심으로 가야 한다고 말한다. 한국당 어제 연찬회에서 이야기 나온 '워스트(worst) 5인'에 김 부총리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김 부총리는 "저는 달리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어려운 고용상황을 책임져야 할 상황이라면 제가 책임져야 할 사람"이라면서 "지금까지 그렇게 일해왔고 책임 회피하지 않는 자세로 앞으로도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일부 의원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여파가 지금까지 미치는 것이라고 한국당에 반박하기도 했다. 김경협 민주당 의원은 "(지난 보수 정권에서) 낙수효과는 완전히 실패해 저소비·저생산·저투자 등 저성장 국면이 고착화했다"며 "문재인 정부 들어 악순환을 끊고자 소득주도성장을 주창했다"며 역공을 가했다.
윤 의원을 비롯해 권성동·김광림·심재철 의원은 전체회의 도중 국회 정론관에서 "정부 정책을 감시·비판하는 국회에서 청문회 열어서 각계 전문가와 최저임금을 적용받는 자영업자 등 관련자들을 모셔서 그분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과연 소득주도 성장 문제점이 뭔지 지속할 것인지, 개선, 보완점을 따져야한다"면서 "정부여당도 소득주도성장이 대표적 정책인 만큼 당당하게 설명에 임하라"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은 '소득주도 성장론' 엄호에 적극 나섰다. 최근 고용지표 악화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 실정 때문이 아니라 노동 인구 감소 등 구조적 요인 때문인 데다 고용의 '질'은 오히려 나아졌다는 것이다.
이날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첫 번째 질의자로 나선 김현권 민주당 의원은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7월 고용이 전년 동월 대비 5000명 증가에 그친 원인이 뭔가"라며 질문 대신 적극 해명할 기회를 줬다.
이에 김 장관은 고용 감소 원인으로 인구수 감소로 인한 노동 가용 인원 축소와 군산 GM 사태 등 제조업 경기부진을 꼽으며 "7월에 매우 심하게 (고용 인원이) 줄어서 당혹감도 있겠지만 아직 몇 달 더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과잉대응이 시장에 안 좋은 사인을 줄 수 있으니 그런 부분을 면밀히 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 의원은 전체 고용량은 감소했지만 질적으로 봤을 때 '고용 없는 자영업자' 수가 줄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야당의 고용 감소의 원인이 최저임금 상승 때문이라는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저임금에 기반한 일부는 고용이 줄 수 있다"면서도 "전체적인 측면에서 보면 고용시장의 체질이 개선되는 효과도 함께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양과 질의 문제를 동시에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야당의 '국민혈세 투입' 비판을 의식한 듯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고용 없는 성장 구조에선 기업이 아무리 성장해도 고용과 직결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며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주문했다.
이 총리는 역시 "이런 상황일수록 재정 역할이 더욱 긴요해지는 게 상식"이라며 "고용 통계만 봐도 공공부문 고용이 늘었는데, 이런 고용 위축 상황에서 그나마 버팀목이 되는 건 사실"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