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中 올림픽 대표팀 감독 부임…중국 현지 반응은?

2018-08-21 10:38
"中 축구 성장할 기회"vs"72세 나이, 2년간 현장 떠난 히딩크, 中 축구에 어울리나?"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과 이천수 월드컵 대표 선수.[사진=연합뉴스]


거스 히딩크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중국 축구대표팀의 사령탑이 됐다는 소식에 한국 축구팬들은 분노했다. 앞서 히딩크가 적은 연봉에도 한국 감독을 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아닌 중국 감독이 됐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중국 축구팬들은 중국축구협회의 히딩크 감독 선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20일 중국 광저우(廣州)일보가 “히딩크 감독이 중국 올림픽 대표팀 감독으로 취임, 오는 9월 초부터 중국 U-21 축구대표팀을 지휘한다. 중국축구협회와 3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히딩크 감독의 연봉은 1150만 유로(약 147억원)로 추정되고 있다.

광저우일보의 기사가 보도되자마자 중국 축구팬들은 물론 스포츠 전문매체들은 히딩크 감독 취임 소식을 알리며 각기 다른 반응을 보였다. 대부분 히딩크 감독이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의 4강 신화를 이룬 것을 두고 “중국 축구도 성장할 기회가 왔다”, “중국이 오랜 기다림 끝에 히딩크 감독을 영입했다” 등 히딩크의 감독 취임 소식을 반겼다.

중국의 한 누리꾼은 “시간이 많이 흐르기는 했지만, 히딩크 감독은 한국, 아시아를 경험한 바 있다. 드디어 중국 축구가 변화하는 시기가 온 것인가. 히딩크 감독의 마법이 기대된다”며 히딩크를 반겼다.
 

20일(현지시간) 중국 광저우일보는 거스 히딩크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중국 올림픽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됐다고 보도했다. [사진=중국 광저우일보 캡처]


그러나 일부 축구팬들은 히딩크 감독 취임을 두고 중국축구협회를 비난하고 있다. 중국 축구전문 온라인매체인 PP체육은 “히딩크 감독이 중국 축구에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사설을 통해 중국축구협회의 판단을 꼬집었다. 

사설은 “사실상 중국 축구는 히딩크 감독을 오랫동안 기다렸다. 드디어 히딩크 감독이 중국으로 왔지만, 과연 현재 시점에서 그가 적합한 인물인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며 “히딩크 감독의 나이는 이미 72세이고, 이미 2년간의 공백 기간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히딩크 감독은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PSV 에인트호번(네덜란드), 오스트레일리아 국가대표팀, 러시아 국가대표팀의 감독과 데 그라프샤프(네덜란드) 기술 고문 자리를 거친 뒤 지난 2016년 첼시 FC(잉글랜드) 임시 감독을 끝으로 현장을 떠나 있었다.

사설은 “히딩크 감독의 화려한 이력과 능력은 인정하지만, 그가 2년간 현장을 떠나있고, 중국 축구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상태”라며 “그가 중국 축구팀에 적응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히딩크 감독이 올림픽 감독으로서 적합한지 아닌지를 떠나 네덜란드 사람이 중국 축구를 이해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며 “그가 한국팀을 이끌기는 했지만, 한국과 중국의 축구는 엄연히 다르다. 한국을 생각하고 중국팀을 지도한다면 그것은 실패로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중국 누리꾼들도 “한국의 경기 방식을 중국 축구에 가져오지 말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