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명민부터 김인권, 최우식, 혜리까지. '믿고 보는' 배우들이 올 추석 새로운 장르로 관객들과 만난다.

16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위치한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는 영화 ‘물괴’(감독 허종호·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씨네그루㈜키다리이엔티)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허종호 감독을 비롯해 제작사 대표 정태원, 배우 김명민, 김인권, 이혜리, 최우식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영화는 중종 22년 역병을 품은 괴이한 짐승 물괴가 나타나 공포에 휩싸인 가운데 소중한 이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 이들의 사투를 그린 이야기.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상상력으로 빚어낸 존재를 다루는” 크리처 장르를 더했다.

태원엔터테인먼트 정태원 대표는 영화 ‘물괴’를 오랜 시간 준비했다며 “몇 년 전, 한 작가가 ‘중종 때 괴물이 나타나 임금이 궁을 옮겼다’는 소재로 글을 쓰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당연히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조선왕조실록에 나와 있다고 하더라. 사실 확인 뒤 ‘이건 정말 좋은 기획’이라는 생각이 들어 수소문 끝에 작가를 만나게 되었고 영화화하게 되었다”고 기획 과정을 밝혔다.

또 “영화 ‘괴물’ 이후 제대로 된 크리처물이 나오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괴’의 형상이 영화의 중요한 키(key)가 될 것 같았다. 고민도 많았고 시간과 공도 많이 들였다. 조선왕조실록에 쓰인 대로 만들었더니 개 같기도, 말 같기도 하더라. 이대로 가면 안 된다고 생각해 허 감독과 함께 전설의 동물 해태에서 발전시켜 ‘물괴’ 형상을 만들었다. 상당히 만족 중”이라고 거들었다.

허종호 감독 역시 크리처물과 사극의 조합, 사실을 기반으로 만든 ‘물괴’에 반신반의했다고. 그는 “시나리오를 보고 가장 먼저 떠오른 이미지는 광화문에서 표효 하는 물괴의 이미지였다. 그 장면을 꼭 보고 싶더라. ‘내가 보고 싶은 영화를 만들어보자’고 생각했다. 처음 시작할 땐 다들 주저하고 반대했었는데 그 이미지를 구현하고 싶어서 영화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낯선 장르임에도 배우들이 영화에 합류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극 중 물괴를 추적하는 수색대장 윤겸 역을 맡은 김명민은 “시나리오가 너무 재밌고 독특했다. 보이지 않는 상대와 싸운다는 게 힘들 것 같지만 흥미롭게 느껴졌다. 허구, 영화적 설정, 팩트를 기반으로 만들었다는 게 신선했다. 영화를 오래 기획한 정태원 대표와 허종호 감독의 전작에 신뢰를 하고 있었고 작품도 밀도 있다고 생각했다. 거기에 출연진들 역시 막강하지 않나. 안 할 이유가 없었다”고 밝혔다.

윤겸의 오른팔 성한 역의 김인권 역시 “제작진, 감독님, 배우들이 강렬한 믿음을 줬다. 극 중 대사 중 ‘이놈의 의리는 왜 이렇게 차고 넘치는지’라는 대사가 있는데 캐릭터가 선명하게 보이더라. 이러한 캐릭터라면 크리처 장르에서도 잘 즐길 수 있겠구나 싶었다”고 거들었다.

윤겸의 딸 명 역의 혜리, 무관 허 선전관 역의 최우식 역시 “새로운 장르와 시나리오 그리고 배우들과 감독님 등 안 할 이유가 없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영화는 보이지 않는 상대인 물괴와 전쟁을 벌인다는 굵은 줄기를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사실적이고 강렬한 액션 연기를 보여줘야 했다고.

김명민은 “액션 영화는 많이 해봤다. 그동안 칼, 창 등으로 액션을 해왔다면 이번에는 농기구를 이용했다. 삼지창 등으로 액션을 보여주기가 힘들더라. 보통 배우가 편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소품다운 소품을 준비하기 마련인데 우리 소품팀은 실제 삼지창을 가져다주더라. 힘들지만 실감 나게 소화할 수 있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액션 연기에 능한 것은 김명민뿐만이 아니었다고. 김명민은 이번 작품으로 첫 액션을 소화한 혜리를 극찬하며 “활을 잘 다루더라. 남자도 당기기 힘든 활인데 소품팀이 진짜를 가져다주었다. 손이 부들부들 떨리는 게 보이는데도 몰입해서 해냈다”고 전했다.

첫 스크린 도전이자 첫 액션, 첫 사극에 도전하게 된 혜리는 “처음 하는 것들이 많아서 떨리기도 하고 잘 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제가 생각보다 액션을 잘하더라. 찍으면서 재밌었다. 하나씩 쏘다가 두 개씩 쏘기도 했다”며 “되게 어려운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지난 6월 개봉한 영화 ‘마녀’에서 귀공자 역으로 영화 팬들의 마음을 훔친 최우식은 이번 작품에서도 ‘한양 오빠’ 허 선전관 역으로 여심을 흔들 예정이라고.

최우식은 “모두 물괴를 잡기 위해 분투하는 중이라 (얼굴에) 흙칠을 하고 있는데 저만 안 했다. 첫 등장 때 뽀얗게 등장할 수 있었다. 그런데 첫 등장 이후 많이 망가진다. 망가지는 매력이 있는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최우식이 언급한 첫 등장은 혜리가 직접 디렉션을 내린 장면이라고.

혜리는 “극 중 명이가 허 선전관에 반하는 장면이다. 관객들도 영화를 보면서 함께 반하기를 바랐다”며 “오빠가 촬영할 때 처음 보는 반사판이 세 개나 등장하더라. 무척 부러웠다”고 눙쳤다.

이에 허 감독은 “첫 등장이 중요했다. 여배우 수준으로 만들어줬다”고 거들어 현장을 폭소케 했다.

올 추석, 관객들과 만나게 될 ‘물괴’는 미스터리한 존재 물괴와 배우들의 연기가 관전 포인트라고.

김명민은 “아직 저희도 보지 못했지만 물괴의 연기가 포인트다. 거기에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맛이 있을 것 같다. 연기할 때, 드라마의 밀도를 높이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물괴가 없더라도 우리끼리 호흡이 잘 맞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배우들의 호흡이 관객들에게 긴장감을 줄 것”이라며, “조선왕조실록에 나온 이야기로 새로운 장르를 더해 다른 사극과 다른 특화된 장점이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영화 ‘물괴’는 오는 9월 13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