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채시라 배우 35년 "아직도 가야할 시간 맡고싶은 역할 많죠" ···서영희에 감사

2018-08-09 13:07

[사진=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


"전문직 역할을 의외로 많이 못했어요. 딱 한번밖에 못맡아봐서 전문직 역할도 더 해보고싶고 의학드라마도 한번도 못해봤고 운동신경이 좋은 편이라 액션도 하고 싶네요. 35년동안 배우를 했어도 아직도 하고 싶은 역할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어요"

올해 데뷔 35년차를 맞은 배우 채시라는 최근 MBC 종영한 MBC 드라마 '이별이 떠났다'(극본 소재원, 연출 김민식)로 흡입력있는 대본위에 입체적인 캐릭터를 만들어 명배우의 클래스를 입증했다. '이벌이 떠났다'는 지난 4일 시청률 9.8%(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종영했다. 채시라는 “시청률에 대한 아쉬움도 조금 있지만, 좋은 작품이란 평가를 받고 싶던 목표를 이뤘기 때문에 기쁜 마음이 더 큽니다”고 말했다.

극중 서영희 역할로 새로운 어머니상을 제시한 채시라를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아주경제가 직접 만나봤다. 

채시라는 1984년 CF 모델로 데뷔해 하이틴 스타로 인기를 누린 그는 '여명의 눈동자'(1991~1992)에서 윤여옥 역을 만나며 연기파 배우로 올라섰다. '여명의 눈동자' '아들과 딸' '서울의 달' '천추태후' '착하지 않은 여자들'. 배우 채시라는 30년 넘게 수많은 작품을 만났고, 강렬한 존재감을 새겼다. 꾸준히 연기 활동을 펼치며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잡은 채시라가, '이별이 떠났다'로 또 하나의 인생작, 인생 캐릭터를 추가했다.

올해 데뷔 35년차 배우 채시라의 연기 열정은 여전하다. 한동안 그는 지난 5일 종영한 MBC 토요드라마 '이별이 떠났다'에 푹 빠져 지냈다. 기장인 남편 한상진(이성재 분)의 아내이자 덜컥 사고를 쳐 아이를 갖게 된 아들 한민수(이준영 분)의 엄마로, 하지만 또 제2의 새로운 인생을 찾아가게 된 여자 서영희로 살았다. 서영희는 남편의 외도로 인해 상처를 받고 3년 동안 집 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아들의 여자친구 정효(조보아 분)를 만나고 자신의 과거를 되새기는 과정을 지나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고 세상 밖으로 나선 인물. 채시라는 그런 서영희의 격정적인 감정 변화는 물론, 후배 조보아와의 고부 워맨스 등을 진정성 있게 그려내며 진가를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채시라는 작품에 대해 “대본을 보고 남다른 작품에 남다른 느낌을 주는 캐릭터라 이건 정말 내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주저없이 선택했죠. 특히 서영희라는 한 인간의 삶과 성장기를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었기 때문에 선택했어요”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영희를 이해 못할 사람도 있겠다 생각했어요”면서도 “약자가 돼버린 영희가 누구보다 강하게 살려고 노력했지만 자신보다 약한 정효를 만나면서 자신의 어린 시절을 보는 것 같아 보호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와 닿았죠”라고 설명했다.
 
채시라는 "진짜 대사량도 많고, 감정신도 많아 울기도 했습니다. 힘들고 고통스러운데, 그만큼 보람 있었죠. 그런 신을 찍고 나면 개운해요. 짐을 짊어지고 있다가 내려간 기분인데, 그게 끝까지 계속 됐어요"라고 말했다. 긴 주말극에 지칠 법도 하건만, 유쾌한 에너로 캐릭터에 대한 애정과 배우로서의 진지한 열정을 꺼내놨다. 
 
'이별이 떠났다'는 50대와 20대, 기혼과 미혼 등 너무나도 다른 두 여자의 동거를 통해 남편의 애인과의 갈등, 결혼과 임신으로 '나'를 내려놓게 되는 현실 등을 풀어내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채시라는 엄마로 살기 위해 많은 것을 포기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극심한 상처 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스스로 세상과 자신을 단절시킨 서영희 역을 맡아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채시라는 결혼과 엄마의 삶에 대한 민낯을 가감없이 내비치며 '엄마' 캐릭터의 새로운 획을 그었다.

 

[사진=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

“시대마다 드라마에서 표현하는 여성상이 다르고, 엄마의 모습이 조금씩 변화해요. 하지만 ‘이별이 떠났다’는 조금은 새롭고 그간 드물었던 엄마상을 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엄마이기 이전에 한 여자의 삶을 다룬 드라마이기도 했고요.”
 
극중 연기를 위해 6년 만에 단발 머리로 헤어스타일을 바꾸기도 했다.
 
극 중 남편의 바람에도 묵묵히 버티며 자신을 가두고 살아온 서영희로 분한 채시라는 촬영을 위해 길렀던 머리카락을 자른 것에 대해 "보통 작품 캐릭터가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작품을 하기 전에는 계속 머리를 길러놓는 편"이라며 "영희가 홀로서기를 하면서 일을 갖게 되는데 길었던 머리를 자르면 극적인 요소로 좋을 것 같다 생각했어요"라고 말했다.
채시라는 이어 "머리 자른 것에 대한 반응이 생각보다 좋았던 것 같아요"라며 "저희 스태프나 스타일리스트, 헤어메이크업 하시는 분들도 전반적으로 좋게 얘기해주셔서 기분이 좋더라고요"라고 덧붙였다.
 
남편 김태욱도 달라진 채시라의 헤어스타일에 만족스러워했다고 전했다. 채시라는 "남편은 워낙에 잘 안 거르고 얘기하는 스타일"이라며 "웬만하면 칭찬은 잘 안해요. 단발로 자른 사진을 보내줬더니 처음엔 대꾸가 없다가 '잘랐네. 괜찮다'고 하더라. 남편은 아무 말 없으면 좋은 것"이라고 전했다.
 
또 채시라는 '이별이 떠났다'는 극중 대사가 일상적 대화라기보다는 소설 같은 느낌의 문어체가 많아서 좋았다고 전했다. 이에 채시라는 "작가님들이 일부러 문어체를 많이 썼다고 이야기 하셨어요. 일상 대화가 아닌 그런 어투를 쓰는 것이 너무 신선했죠. 그런 문어체를 소화하는데 재미가 있었어요"라고 밝혔다.
 
채시라는 "후반에는 대사량이 많아져서 힘들기도 했지만 다행히 암기 과목 좋아하고 외우는 걸 좋아해서 이 직업이 저한테 잘 맞기는 한데 마지막에 가서는 '왜 이렇게 안 외워지지' '머리 과부하가 걸렸나'라고 생각하기도 했어요"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이별이 떠났다'의 무거운 분위기 어두운 캐릭터의 성격 등 서영희에서 채시라로 돌아오기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에 채시라는 "저는 역할하고 개인의 저하고 분리를 잘 시켜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채시라는 "다만 식구들이 '서영희 같이 말한다'고 말할 때가 있이어 채시라는 "집에 신발 벗고 들어오는 순간부터는 원래 채시라로 돌아와요. 바깥에 나가서 일할 때 모습하고는 구분을 잘 하는 편인 것 같아요. 비교적 영희의 잔재가 좀 남아서 집에 들어가긴 하겠지만 크게 현실과 구분을 못 하거나, 거기서 못 빠져 나온다거나 그런 스타일은 아니에요"라고 밝혔다.
 

[사진=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채시라는 지난 작품과 시간을 돌이키며 "35년 가량 연기를 해왔지만 아직도 해보지 못한 역할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전문직이 잘 어울리는 여성의 모습이라는 평가가 많아서인지 '파일럿'이라는 드라마에서 한번 해보고 전문직 역할을 해본적이 없는 것 같네요. 의외로 전문직 역할을 안 해 봤어요. 의사 역할도 한번도 안해봤고"라고 말했다. 이어 "'아들의 여자'에서 처음으로 악녀 역할도 해봤고 이번에 영희같이 약자를 돌봐주면서 따뜻한 역할을 했으니 다음에는 특수변장 등을 통해 외형적인 변화도 주면서 다른 느낌을 주는 역할도 해보고 싶고 운동신경이 좋은 편이라 액션연기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남들이 안해본 것, 해보지 못했던 그런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라며 도전정신을 불태웠다.

채시라는 "제가 특별하다는 것보다 기특하다는 생각은 해요. 그 운명에 의해서 기분 좋게 떠밀려 왔달까요? 한 작품 한 작품 하다보니 근성도 생기고, 성취감도 있고 그런 것들이 버무려지면서 운명에 순응해왔네요"라고 연기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다음 작품이요? 아직 정해진 것은 없어요. 이번 역할을 통해서 더 좋은 드라마를 하고 싶다는 열정도 생겼고 드라마를 해왔으니 이번에는 영화를 해봐야하지 않을까 싶기도하고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열어놓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고의 스탭, 좋은 배우들과 만나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낸 이번 '이별이 떠났다'를 찍으면서 참 행복했기에 다음 작품도 즐겁게 준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채시라는 지난 작품과 시간을 돌이키며 "35년 가량 연기를 해왔지만 아직도 해보지 못한 역할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전문직이 잘 어울리는 여성의 모습이라는 평가가 많아서인지 '파일럿'이라는 드라마에서 한번 해보고 전문직 역할을 해본적이 없는 것 같네요. 의외로 전문직 역할을 안 해 봤어요. 의사 역할도 한번도 안해봤고"라고 말했다. 이어 "'아들의 여자'에서 처음으로 악녀 역할도 해봤고 이번에 영희같이 약자를 돌봐주면서 따뜻한 역할을 했으니 다음에는 특수변장 등을 통해 외형적인 변화도 주면서 다른 느낌을 주는 역할도 해보고 싶고 운동신경이 좋은 편이라 액션연기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남들이 안해본 것, 해보지 못했던 그런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라며 도전정신을 불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