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유, 가격 인상···매일·남양유업, 눈치 싸움

2018-08-09 08:00
2013년 후 첫 인상…1리터당 3.6%↑

[사진= 아이클릭아트 제공]



서울우유협동조합(이하 서울우유)이 2013년 이후 5년 만에 우유 가격을 올린다. 매일유업과 남양유업 등 다른 유업체들도 조만간 가격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경우 우유가 들어가는 가공유와 치즈, 커피, 유제품 등 관련 제품도 줄줄이 가격이 오른다.

서울우유는 흰 우유 제품 가격을 16일부터 1ℓ 기준 3.6% 인상한다고 8일 밝혔다. 소비자가는 편의점이나 대형마트 등 판매채널에 따라 달라지지만 대략 기존 가격에서 평균 90원, 80~100원 인상된다.

이번 서울우유 가격 인상은 원유가격연동제에 따라 올해 축산농가에서 사들이는 원유 가격이 리터(ℓ)당 4원 인상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낙농협회와 유가공협회는 지난달 20일 원유기본가격조정협상위원회 회의를 열고 원유 가격을 지난해보다 4원 인상한 ℓ당 922원에서 926원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각 유업체에서 실제 반영하는 흰 우유 가격이 달라진다. 원유값 인상 4원은 모든 유업체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지만, 시판되는 우유 판매가 인상폭은 업체 사정에 따라 다르게 책정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3년 원유 가격을 106원 인상했을 때 서울우유는 흰 우유 가격을 220원(9.6%) 올렸고 매일유업은 이보다 적은 ℓ당 200원, 8.5% 올렸다. 빙그레는 리터당 170원(7.2%) 수준으로 흰 우유 가격을 인상했다.

서울우유 관계자 역시 “가격 인상은 맞지만 아직 유통채널과 최종 판매가 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했다”고 말했다. 

흰 우유 가격이 인상되면 가공유와 유제품 가격도 덩달아 오르는 것이 수순이다.

빙그레의 경우 해마다 8월 원유가격 연동제에 따라 우유가격 협상이 완료된 후 한달 이상 시간이 지나면, 가공유 제품 바나나맛 단지 우유 가격이 100원씩 오른다. 원유가격 연동제 시행 전인 2011년에도 마찬가지다.

다만 올해는 예년과 달리 고작 ‘4원’ 올랐다는 것이 변수다. 유업체나 유통업체는 연초에 이어 또 한 번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에게 곱지 않은 눈초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유업체 A사 관계자는 “가격을 올리면 그동안 손실을 어느 정도 보전은 하겠지만 이익을 볼 정도는 아니다. 흰 우유 자체에 대한 소비가 감소한 상황에서 소비자에게 가격이 또 하나의 장벽이 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B사 관계자는 “예년 100원 이상이었던 인상폭과 달리 올해는 원유 가격이 겨우 4원 올랐기 때문에 다른 유업체들도 덩달아 흰 우유 값을 올릴지는 미지수다. 섣부른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에게 외면받기 보다는 다음해 가격협상까지 기다리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