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테슬라 비공개 전환 검토"…주가 11%↑

2018-08-08 08:45
"주가변동성에 휘둘리지 않는 최적의 사업 환경 조성 위한 것"

[사진=EPA·연합뉴스]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회사를 비공개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단기적인 주가 변동성에 휘둘리지 않는 안정적인 사업환경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머스크의 발언에 이날 미국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11% 올랐다.

머스크는 이날 트위터에 쓴 글에서 "테슬라를 주당 420달러에 비공개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를 위한 자금을 이미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주당 420달러는 전날 종가보다 약 23% 높은 수준이다. 기존 주주들에게 그만큼 웃돈(프리미엄)을 주고 주식을 사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는 머스크가 이 가격에 회사를 비공개로 전환하려면 약 710억 달러가 들 것으로 추산했다. 비공개 전환 규모로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테슬라의 현재 시가총액은 640억 달러쯤 된다.

머스크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도 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아직 최종 결정이 나지 않았다면서도 회사를 비공개로 전환하려는 이유가 회사를 최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환경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공개 회사가 되면 주가 변동성, 분기실적, 외부 공세 등에 따른 압박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회사 운영에만 전력을 쏟을 수 있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자신이 설립한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를 비공개 회사의 본보기로 제시했다. 그는 "비공개인 덕분에 기업 활동의 효율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머스크는 다만 테슬라를 비공개로 전환한 뒤 스페이스X와 합치기보다 테슬라가 더 성장한 뒤 증시에 복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현재 테슬라 지분 20%를 갖고 있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서 회사를 비공개로 전환해도 자신의 지분과 CEO 직책은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테슬라는 지난 1일 2분기 실적 발표에서 7억1753만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7분기 연속 적자로 2분기 순손실 규모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 보급형 세단 '모델3'의 생산지연 문제는 점차 해소되고 있지만, 만성적인 자금난이 투자자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테슬라는 연료 대신 돈을 태운다'는 비판 속에 머스크 중심의 지배구조에 대한 주주들의 불만도 만만치 않은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