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윤종원 靑경제수석 "민간의 공정한 경쟁ㆍ투자가 '혁신성장 포인트'"

2018-08-06 18:26
"혁신성장 성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역할 다하겠다"… 경제 전반 지표는 '양호', 체감 어려운 것은 소득양극화 떄문
"정부와 기업, 건강한 관계 유지해야… 혁신성장의 첫번째는 규제혁신"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 경제지 합동 인터뷰[김세구 기자 k39@ajunews.com]



“그립(장악력)이 강하시다구요?”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일 윤종원 신임 경제수석과의 상견례 자리에서 “전문성이 높은 분이라고 들었다”며 손을 마주 잡았다.

윤 수석은 △거시경제 △재정 △산업 △통상 △금융 등 기획재정부의 핵심 요직을 두루 거친 에이스다. OECD대사로 일하며 국제경험까지 풍부해 ‘거시경제통’으로 손꼽힌다.

경제불안 우려와 문재인정부 출범 2년차 가시적인 경제성과를 내야 한다는 절박감 속에서, 구원투수 격으로 등판한 그에게 거는 기대가 자못 크다.

윤 수석이 청와대 새 경제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긴 지 벌써 5주가 다 돼간다. 하루에 회의만 10개가 넘는다는 그는 청와대로 첫 출근한 지난 2일 이후, 하루도 쉬지 않고 일했다는 후문이다.

윤 수석은 지난 6일 경제지와의 합동 인터뷰에서도 “방해받지 않고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데, 토요일 오전이 가장 일하기 좋은 시간이다. 출근해서 온갖 자료를 꼼꼼히 보는 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윤 수석은 경제활력을 제고하고, 기업 투자 및 일자리를 늘리는 방안으로 규제혁신을 통한 혁신성장을 꼽았다.

윤 수석은 “민간이 공정하게 경쟁, 투자와 혁신이 가능한 생태계를 만들어줘야 혁신성장이 이뤄진다”면서 “지난 1년간 틀을 바꿔온 정부의 경제기조를 정책으로 연결시켜, 그 성과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만드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 경제지 합동 인터뷰[김세구 기자 k39@ajuewns.com]


◆경제성장률을 3%에서 2.9%로 낮췄다. 추세적으로 잠재성장률에 위기가 온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우리 경제에 대해 종합건강진단을 해본다면, 지표가 괜찮은 것도 있고 안좋은 것도 있고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우리 잠재성장률을 2% 후반으로 보는데, 대체로 그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다. 경제성장률 전망을 낮췄다지만 0.1%포인트다. 2% 후반대인 잠재성장률 수준은 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가계소득도 조금 증가했고, 실질임금률도 6%가량 증가했는데, 소비가 안정적이고 견조하다고 본다. 수출증가율의 경우, 작년보다는 낮아졌지만 6% 수준이다. 반도체 중심이라는 지적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수출성장에 기여하는 측면을 보면 크게 나쁘지 않다.

건설 투자, 설비 투자 등 투자 쪽이 좋지 않은데, 좀더 신경써야 한다. 그렇다고 인위적으로 토목건설을 키운다거나 하는 것은 맞지 않다. 다만 주52시간 노동시간 단축과 국민 삶의 질에 따른 생활밀착형 시설 보완이 필요하고 늘려야 한다고 판단한다."

◆중장기적으로 거시경제 대책이 필요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중장기적으로는 총요소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결국에는 민간과 기업이 원하는 대로 활기차게 도전하고 혁신하는 여건, 즉 생태계가 만들어져야 한다.

첫번째가 규제완화 또는 규제혁신이라고 생각한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공정한 경쟁여건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

세제 지원 등은 지난 얘기다. 기술혁신과 인력 양성도 중요하다. 또 개별 기업이 느끼는 애로도 있다. 대통령도 “기업에 가서 만나고, 애로 사항이 있으면 풀어주라”고 당부했다." 

◆청와대가 김동연 경제부총리의 삼성 방문과 관련 ‘정부가 재벌에 투자·고용을 구걸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우려를 전달했다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먼저 그런 얘기를 청와대 인사가 했다는 것은 ‘사실무근’으로 알고 있다. 해외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는데, 국내기업에 일자리 늘려달라고 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구걸이라 표현한 것은 정부의 노력을 폄하하는 것처럼 들린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장하성 정책실장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기업을 수시로 만나 얘길 듣고 있다. 이에 대해 진정성이 오해받을 수 있을까 조심스럽기는 하다. 정부와 기업이 건강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혁신성장의 한 축인 서비스산업에서 규제혁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의 성장모형이 달라져야 할 시기가 지났다. 중화학공업에서 부가가치 높은 산업으로 옮겨가야 한다. 중국도 지난 90년대부터 주력산업이 이미 자영업, 서비스업으로 옮겨가고 있다.

우리나라가 제조업 등 주력산업을 계속 이끌고가려면, 기업은 기술격차를 유지하기 위해서 투자를 계속 해야 한다. 정부는 R&D(연구개발)나 인력양성 등 지원을 해줘야 한다. 전반적인 생산성으로 보면 서비스업은 상당히 낮다. 결국 규제 때문이다. 그래서 대통령은 규제혁신회의를 열어서 하나씩 풀어나가겠다고 공언했다.

한 사례로 의료기기산업 규제완화 문제를 들여다보면 가치의 차이, 기득권의 문제가 얽혀 있다. 5년, 10년 묵힌 장기존속 규제도 많다.

두 문제를 조화롭게 합리적인 방안으로 풀어나가도록 노력하겠다. 두 축은 원칙과 실용이다. 인터넷전문은행도 재벌의 사금고화를 우려하는 것 아니겠나. 금산분리 원칙은 지키되 규제는 살펴보겠다."

◆우리 경제가 ‘대체로 양호하다’고 했는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시점은 언제이고, 조건은 무엇인가.

"거시 지표는 괜찮지만, 안으로 들어가보면 힘들다. 소득양극화라는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국민의 체감 온도차는 크다.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을 하더라도 괜찮은 사람과 어려운 사람이 나뉜다.

사회구조적인 문제인 양극화를 그대로 갖고 갈 경우,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가 없고 정책 추동력도 약화된다.

소득주도성장은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 성장이 지속될 수 있다. 최저임금을 높이고 사회안전망을 갖추는 등 양극화 해소를 위한 다양한 시스템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

◆혁신성장의 모호함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윤종원표' 핵심정책이 있다면.

"혁신성장은 소득주도성장, 공정경제와 같이 가는 것이다. 혁신성장의 첫번째 요건은 규제 완화다. 한 사례로 의료기기산업 규제 완화는 혁신성장 성과물이다. 민간이 공정하게 경쟁, 투자와 혁신이 가능한 생태계를 만들어야 혁신성장이 이뤄진다.

현재 혁신성장의 전체 틀은 잘 잡혀 있다. △생태계 △인력양성 △산업혁신 △제도 등 인프라 구축 등 그 안에서 각각 무엇을 해갈지 부처에서 구체적인 정책사업을 찾고 있다. 8대 선도사업은 고용·투자에 의미가 크다. 경중을 따져 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

강남 집값이 폭등 조짐인 데 반해 지방 집값은 떨어지고 있다. 또다른 부동산대책을 내놓을 계획이 있는지.

"전체적으로 수요 측면과 공급 쪽에서 같이 접근하고 있다. 예를 들면 수요 쪽에서 LTV(주택담보인정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를 조정했다. 다주택 보유자에 대한 투기적 수요가 있는 부분에 대한 과세를 한다든가. 종합부동산세에 손 대는 것은 수요를 조정하는 것이다.

공급도 신혼희망주택 등 늘어나고 있다. 다만 지역마다 상황이 달라, 투기과열지구 지정이나 LTV, DTI 차별화 등을 섬세하게 하기 힘들 것으로 본다.

향후 대책은 부동산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다만 현재 금융소득과세나 증세는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자본규제 완화를 두고 대통령의 공약인 금산분리 원칙이 깨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서비스산업으로서의 금융 혁신 방안은?

"대통령 공약인 금산분리 원칙이 깨지는 것은 아니다. 재벌의 사금고화를 막는 게 본래 목적 아니겠나. 국내 금융업계는 '독과점내수산업'이다. 그러다 보니 (규제정책으로 금융시장에 대한 신규 사업자의) 진입을 막아서 경쟁이 제약되고 (기존 진입 금융사들은) 규제 속에서 안주하게 됐다. (정부가 금융시장에 대한) 진입 장벽을 두었으면 그게 그분들(금융사 임직원)이 월급 많이 가져가시라고 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 국가경제에 도움이 되게 금융이 돌아가야 한다. 보호와 규제를 자유와 책임으로 전환하고, 공급자 중심의 구조를 소비자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 금융사들이 자기 스스로 경쟁력 높이는 노력을 얼마나 했는지, 얼마나 경쟁력을 높였는지, 또 국가 경제가 필요한 서비스를 얼마나 잘 금융부문이 해왔는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짚어보려고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