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강진 또 강진...관광업 타격 불가피

2018-08-06 14:29
롬복섬 규모 7.0 강진..최소 91명 사망
"한국인 사상자 접수 아직 없어"
롬복 및 발리 공항은 그대로 운영

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롬복섬에서 규모 7.0 강진이 발생했다. 롬복섬 중심 도시인 마타람까지 강한 진동이 전해지면서 시내의 병원에 있던 환자들은 모두 건물 밖으로 대피했다. [사진=로이터/연합]


인도네시아 유명 휴양지 롬복섬에서 5일(현지시간) 저녁 규모 7.0의 강진이 발생해 최소 91명이 사망했다. 지난주 규모 6.4 강진으로 사망자 17명이 발생한지 약 일주일 만이다. 

가디언 등 주요 외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지진은 규모 7.0의 강진인데다가 진원의 깊이도 10㎞로 얕아 인명피해가 컸다. 부상자도 수백 명에 달해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크고 작은 여진도 100여 차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외교부는 6일 오전 "현재까지 롬복섬 거주 현지 교민(50여명) 및 우리 여행객의 피해는 접수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은 지진 대책반을 구성해 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지진으로 롬복 중심 도시 마타람뿐 아니라 이웃 발리섬까지 강한 진동이 전달됐다. 수천 채의 건물이 무너졌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정전과 통신두절도 발생했다. 쓰나미 경보가 나와 공포가 더 커졌지만 두 시간 만에 해제됐다. 인도네시아는 2004년 9.3 강진과 쓰나미로 16만8000여 명의 목숨을 잃은 기억이 있다. 

공포에 질린 현지 주민과 관광객들이 허겁지겁 건물에서 탈출하는 모습도 속속 SNS에 올라왔다. 안보 콘퍼런스 참석 차 마타람 시내 호텔에 머물던 카시비스완탄 샨무감 싱가포르 내무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건물 벽이 갈라졌고 서 있기도 불가능할 정도였다"며 당시 지진 피해 상황이 담긴 사진 여러 장을 공유했다.

발리와 롬복을 떠나려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몰려들면서 현지 공항은 혼잡을 빚었다. 인도네시아 공항 당국은 항공사들에 추가 항공편 투입을 요청했다. 발리 국제공항은 터미널의 천장 타일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등 일부 피해를 입었지만 활주로는 피해가 없어 정상적으로 항공기 운항이 이뤄지고 있다. 롬복 공항 역시 정상 운영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그래픽=연합]


인도네시아 최대 휴양지 발리에서 동쪽으로 약 50km 가량 떨어진 롬복은 발리만큼 자연 경관이 뛰어나지만 발리보다 조용하고 관광객으로 붐비지 않아 ‘때 묻지 않은 발리’라는 별칭이 붙는다. 주요 관광상품으로는 서핑, 3개 길리섬 투어, 린자니산 트래킹 등이 있다. 길리섬 중 하나인 트라왕안섬은 tvN '윤식당' 촬영지로 유명세를 탔다. 인도네시아 관광청은 롬복을 '10개의 새로운 발리' 중 한 곳으로 선정, 집중 홍보에 나서면서 관광객도 급증세에 있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인도네시아 롬복 숙박업계 자료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2017년 8월 롬복 섬을 찾은 관광객 수는 1년 전에 비해 34%나 늘었다.

그러나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발리 아궁화산 분화에 이어 롬복섬 지진까지 자연재해가 잇따르면서 인도네시아 관광산업의 타격에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인도네시아는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있어 지진과 화산 분화가 빈번하지만 최근 들어 더욱 잦아져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관광업은 인도네시아 경제의 핵심산업 중 하나로 경제성장 전략의 중심에 있다. 인도네시아 관광청에 따르면 관광업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달해 동남아 국가 중 가장 높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발리의 성공사례를 모델로 ‘10개의 새로운 발리' 육성을 선언, 관광객 수를 2019년까지 2000만 명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반복되는 자연재해는 관련 인프라 개발에 차질을 줄 뿐 아니라 잠재적 관광객들에게 '위험한 지역'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주기 때문에 관광업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