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포스코 회장, 산골소년이 써내려간 성공 신화

2018-07-27 12:11

최정우 신임 포스코 회장이 27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연합뉴스 kane@yna.co.kr]


27일 제9대 포스코 회장으로 선임된 최정우 회장은 샐러리맨의 신화다. 역경에도 현실과 타협하지 않았고, '비철강·비서울대·비주류'라는 약점을 극복하고 현재 위치에 올랐다. 

◆산골소년, 포스코 회장에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경남 고성 구만면의 작은 시골마을에서 나고 자랐다. 

그는 1970년 3월 더 큰 면소재지인 회화면에 있는 회화중학교에 입학한다.

시간이 흘러 되돌아보니 포스코와의 인연은 이때 시작됐다.

초등학교 6년 내내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은 그는 김학렬 당시 경제기획원 장관 겸 부총리로부터 수석 입학상을 수여 받는다.

김 부총리는 어린 최정우에게 건넨 손으로 한달 뒤 포항제철소 착공식 버튼을 눌렀다. 포항제철은 포스코의 전신이다.

최정우 회장은 "1983년 1월 대학 졸업을 앞두고 포항제철에 입사했다"면서 "홍보센터에 걸린 흑백 사진 속 낯익은 인물을 보고 머리룰 '쿵'하고 얻어 맞은 것 같았다"고 회고했다.

사진에는 자신의 우상인 김학렬 부총리가 박정희 전 대통령,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과 포항제철소 착공식 버튼을 누르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최 회장은 넉넉하지 못한 환경에서도 주경야독했다. 초등학교가 끝나면 소 풀을 먹이러 산과 들로 나가야 했는데, 잠시 쉬면서도 책을 보거나 공부했다. 

그는 부산에 위치한 동래고등학교에 진학했다. 부모님께서 매달 보내주시는 싼 한 말로 큰집에 신세를 지며 수학했다. 이후 부산대학교 경제학과에 입학했다.

서울대 금속학과 출신들이 주류인 포스코 내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경력은 이번 회장 선임 과정에서 유리하게 작용했다. 포스코가 백년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재무적인 관점에서 재평가, 재편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다. 

최정우 회장과 입사동기인 한 관계자는 "회장이 되겠다고 하더니 진짜 회장이 됐다"며 "허황돼 보일 수도 있지만 묵묵히 한발 한발 걸어온 결과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새 포스코 비전은 'With POSCO' 
최정우 회장은 이날 취임식에서 포스코의 새로운 비전으로 'With POSCO'(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를 제시했다. 

백년 기업을 향한 새로운 길로 나아가기 위해선 현재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가치로 재무장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고객, 공급사, 협력사 등과 함께 가치를 만들어 나가는 Business With POSCO △더 나은 사회를 함께 만들어가는 Society With POSCO △신뢰와 창의의 기업문화를 함께 만들어가는 People With POSCO로 구체화했다. 

이를 완수하기 위해 최 회장은 안전하고 경제적인 철강생산체제를 구축하고, 그룹 내 사업에 대해선 유관사업을 발굴해 경쟁열위의 사업을 끊임없이 재편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더불어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사회공헌활동을 사회적 가치 창출로 격상키로 했다.

그는 임직원들에 대해선 새로운 시대, 미래세대를 위해 발전하고 배려하는 성숙한 기업문화를 갖춰 새로운 포스코 브랜드로 만들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최 회장은 평소 각자 위치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기를 강조해 왔다"면서 "건강한 리더십을 통해 포스코그룹이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