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인터뷰①] 김기두 “‘인형의 집’, 가족의 일원이 될 수 있어 행복…잊지 못할거예요”

2018-07-24 00:00

[사진=원앤원스타즈 제공]


지난해 9월말 ‘최강 배달꾼’의 백공기로 열연한 뒤 만났던 배우 김기두와 꼬박 9개월 여만에 다시 마주했다.

그 사이 ‘변혁의 사랑’ ‘로봇이 아니야’로 쉬지 않고 열일을 이어가던 그는 KBS2 일일드라마 ‘인형의 집’으로 6개월의 레이스를 무사히 마친 후였다.

지난 7월 5일 아쉬움 속에 종방연을 끝내고 마지막 촬영을 하고, 종영까지 마무리한 ‘인형의 집’에서 백수 홍철수 역으로 분한 김기두는 모든 배우들이 그렇듯, 그 역시 작품이 끝난 뒤 진한 아쉬움과 시원섭섭함을 드러냈다.

“아쉬웠던 작품이에요. 제가 무언가 그 이상을 할 수 없는 상황도 분명 있었고, 더 잘하고 싶지만 뭘 주어져야 잘 할 수 있는지가 아쉬웠던 작품이기도 하고요. 시청자분들에게 더 많은 걸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러브라인이 제대로 그려지지 않아 아쉽긴 했어요. 하지만 그 부분도 작품의 일부기 때문에 아쉽지만 웃으면서 끝낼 수 있었던 작품이죠. 그래도 아무탈없이, 사고없이 작품을 끝내서 너무 다행이에요. 모든 배우들이 작품이 끝나면 다 아쉽듯이 저도 마찬가지로 되게 아쉽더라고요. 그래서 그 힘을 받고 다음 작품을 더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매주 보던 배우분들을 못 보니까 또 서운할 것 같아요.(웃음)”

약 6개월의 시간동안 동고동락했던 배우들과의 작별은 작품에 대한 애정만큼이나 더 없이 아쉬울 터. 누가 가장 생각이 많이 나느냐는 질문에 그는 “이한위 선배님이 가장 많이 생각나요”라고 입을 열었다.

“저에게 좋은 스승이자, 감히 동료라고 이야기 하고 싶은 분이에요. 어떤 때는 친구처럼 또 어떤 때는 극중 역할과 같은 아버지처럼, 제게 여러 가지 조언들도 많이 해주셨던 분이죠. 선배님으로서 저를 생각해주시는 사소한 부분 부분을 항상 느끼게 해줬던 것 같아요.”
 

[사진=원앤원스타즈 제공]


김기두는 ‘인형의 집’에서 일없이 노는 백수 홍철수 역할을 능청스럽게 해냈다. 그만이 소화해낼 수 있는 연기였다.

김기두는 “사실 홍철수의 역할은 철이 없던 친구가 철이 점점 들어가는 캐릭터였어요. 그래서 기존에 제가 보여드렸던 모습과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런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어요. 저는 홍철수가 김기두가 되어가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거든요. 제 진지한 모습을 접목시켜 홍철수가 누군가가 되어간다면 실제 김기두 정도의 진지함은 어떨까?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라고 전했다.

‘인형의 집’에서 김기두는 극중 꽃님(배누리 분)과는 이어질 듯 이어지지 않았던 커플 연기를, 김지성(홍강희 분)과는 티격태격 남매의 케미 연기를 선보이며 사랑 받았다. 실제 자신의 나이보다 10살은 훌쩍 넘게 차이가 나는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배)누리의 경우 워낙 잘하는 배우에요. 연기를 너무 잘하니까 정말 편했던 것 같아요. 또 김지성이라는 배우는 제 여동생으로 나왔는데 뭔가 투박하고 연기 스킬은 없지만 신선한 매력이 있는 배우라고 생각해요. 톡톡 튀는 캐릭터를 너무 잘해준 것 같아요. 진짜 캐스팅만 보면 대박 캐스팅이었잖아요. 다들 편하게 연기했던 것 같아요. 서로에 대한 믿음이 강했으니까요.(웃음)”

그만큼 서로를 향한 애틋한 애정은 더욱 커졌다. 특히 배누리와 김지성은 드라마 종영 시기에 함께 연기한 배우들에게 편지를 쓰면서 촬영장 분위기를 살렸다고.

김기두는 “두 사람 모두 편지를 써줬어요. 그런데 두 사람이 차이가 있어요. 누리의 경우 엽서 한 장에 깔끔하고 정돈된 글씨체로 너무 예쁘고 조곤조곤 글을 잘 써줬는데 지성이는 편지 봉투에 넣어서 편지를 써줬죠. 사실 내용에 두서는 없어도 내용이 너무 귀여워서 웃었던 기억이 있어요. 지성이 편지를 보는데 그 마음이 전달 돼서 눈물이 나더라고요. 이제야 드라마가 끝났다는 생각에 울컥했던 것 같아요”라며 미소 지었다.
 

[사진=원앤원스타즈 제공]


백수 홍철수를 표현한 포인트는 있었을까. 그는 “백수라고 해서 뭐 하는 게 없는 친구더라고요. 그래서 생각하다보니 편안한 복장, 그래서 트레이닝복을 입고 나오는 장면이 많았던 것 같아요. 자세히 보시면 제가 다리를 다 걷었거든요. 그게 백수 홍철수의 포인트였죠”라며 “다리털도 보여서 보기 좋았고, 모두 제가 직접 생각해서 연기했어요”라고 말했다.

‘인형의 집’에 출연한 이후 주변의 반응이 달라졌다는 김기두는 “예전엔 젊은 층들이 좋아할만한 작품에 출연해 젊은 분들이 저를 알아봤는데 지금은 연세가 있으신 분들이나 할머니까지도 저를 알아보시더라고요. 그때 일일드라마의 파워를 알았어요”라며 “선물을 많이 받았어요. 직접 재배한 블루베리나 디퓨저 같은 것도 포장해서 주시고, 선물을 안 받겠다고 해도 기어이 그런 선물을 많이 챙겨주시더라고요. 어쩔땐 밥을 먹고 가라고 끌고 가려 하신적도 있었죠. 모두 기분 좋았던 경험이에요. 특히 저희 어머니께서 친구분들에게 전화가 많이 왔다며 뿌듯해 하시더라고요”라며 뿌듯해 했다.

그래서 더욱 남다른 의미가 있는 ‘인형의 집’ 작품이다.

“3년 반, 4년 정도 전이었는데 ‘당신만이 내 사랑’이라는 드라마를 했을 당시에 지금의 아내와는 결혼전이었죠. 그땐 늘 주인공의 주변인 역할만 주로 했었는데 제가 그때 아내에게 ‘이제 나도 가족 연기를 한 번 해보고 싶다’라고 했었죠. ‘당신만이 내 사랑’에서는 성혁 씨의 오른팔 역할로 나왔는데 그 역할도 좋았지만 아내에게는 이런 드라마의 가족으로 나오는 게 꿈이라고 늘 이야기 했었어요.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죠. 하지만 그렇게 되려면 유명해져야 한다고 했어요. ‘인형의 집’은 제가 가족의 일원으로 나온 첫 작품이에요. 20년 넘게 연기를 한 저지만 제게도 처음이란 게 많더라고요. 그동안 굶주리고 못했던 역할을 이번 작품을 통해 할 수 있었고, 그래서 저도 ‘인형의 집’ 가족들이 평생 생각 날 것 같고 잊히지 않을 것 같아요. 그래서 ‘인형의 집’을 더 잘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제게는 그런 의미가 있는 작품으로 남을 것 같아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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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원앤원스타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