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아닌 돌발 악재, '품질' 문제로 中서 소송 봇물 터진 현대차

2018-07-20 03:01
- 최근 소비자들로부터 소송에 계속 휘말려
- 올해 상반기 품질 문제로 인한 소비자와의 소송 건수는 866건

 


현대자동차가 최근 중국에서 '품질'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지난해 중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인한 어려움 속에서도 시장조사업체 제이디파워(J.D.Power) 선정 '중국 신차품질조사(IQS)'에서 1위를 차지할 만큼 품질에서만큼은 양보 없던 현대차에서 빚어진 일이라 더욱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자동차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품질 문제가 지속될 경우 판매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현지 업계에 따르면 베이징현대(BHMC)는 올해 상반기 품질 문제로 인한 소비자 소송 건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 345건에 불과하던 소송 건수는 올 상반기 866건으로 151% 증가했다.

주로 차량 본체 및 전기 계통(34%), 엔진(25%) 등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소송으로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차종별로는 베이징현대의 주력 모델인 랑둥(한국명 엘란트라)의 올 상반기 품질 소송건수가 196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투성(투싼) 175건, 링둥(아반떼) 137건, 밍투(미스트라) 108건 순이었다. 이밖에도 ix35 94건, 8세대 쏘나타(YF 쏘나타) 42건, 9세대 쏘나타(LF 쏘나타) 33건, 루이나 32건 등이다.

특히 링둥의 품질 소송 건수는 지난 5월 22건에서 지난달에는 30건으로 큰 폭 증가했다. 타이어 품질과 차량 변속기 이상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올해 초에는 중국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질검총국)의 지시로 3차례에 걸쳐 10만3553대의 차량을 리콜한 바 있다.

문제는 베이징현대가 향후 수익성을 맞추기 위해 저렴한 부품을 사용할 경우 품질 문제가 더욱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베이징현대는 중국에서 자동차 품질을 꾸준히 유지·개선해 나가는 제조공정과 새로운 제품들의 개발 등이 높게 평가받아왔다. 이로 인해 중국 신차품질조사에서 3년 연속 상위권을 차지한 것은 물론 차량 구매 후 3년이 지난 차량에 대한 만족도 조사인 중국 내구품질조사(2016년 기준)에서도 최우수 차종을 가장 많이 배출한 브랜드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현대차의 중국 합작사인 베이징기차(BAIC)가 최근 판매 회복을 위해 현대차와 관계사들에게 자동차 가격과 부품가격을 인하해 달라고 요청했으며, 특히 중국산 부품을 사용해 원가를 낮출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로컬 자동차 업체와의 품질 격차가 상당히 좁혀진 가운데 품질만큼은 최고라 자부했던 베이징현대의 이번 논란은 향후 브랜드 가치 하락은 물론 판매까지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조속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