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의 자신감 계속될까?…시장은 고개 젓는다
2018-07-18 15:58
"점진적 금리인상 계속될 것"…채권시장은 내년 금리인상 종료 예상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제롬 파월 의장이 17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파월 의장은 미국의 경제호조가 향후 몇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점진적 금리인상이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채권 시장은 파월 의장과는 다르게 금리인상이 예상보다 이른 내년에 종료될 수도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 무역전쟁 우려에도 美 기준금리 추가인상 가능성 ↑
파월 의장은 이날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강력한 경제성장과 견조한 노동시장, 목표치에 근접한 인플레이션 등을 감안할 때 점진적으로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실업률은 4% 수준에 있으며,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목표치 2%에 가까워지고 있다. 경기과열을 막기 위해서는 금리인상이 필요한 상황이다.
연준은 올해 들어 이미 두번째로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했다. 연준위원들은 금리인상 전망을 나타내는 점도표(dot plot)에서 올해 금리인상 횟수를 기존 3차례에서 4차례로 상향 조정했다. 시장에서는 9월과 12월을 추가 금리인상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8일 기준으로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9월 FOMC에서 기준금리가 0.25% 포인트 오를 가능성을 88.3% 반영하고 있으며, 12월 추가로 0.25% 포인트 인상될 가능성은 57.7%로 잡고 있다.
◆ "연준 트럼프 리스크 과소평가"…채권시장 내년 금리인상 종료 예상
뉴욕증시는 17일 파월 의장의 긍정적 시장전망에 힘입어 상승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연준이 무역전쟁의 위험성을 너무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폭탄에 맞선 주요 교역국의 보복관세 등 고조되는 무역갈등이 경기침체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은 멈추어야 할 이유가 있다고 생각할 때까지 금리를 계속 올릴 것”이라며 일반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만큼 무역전쟁에 대한 연준의 대처가 빠르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준은 점진적이고 지속적인 금리인상을 말하고 있지만, 채권시장 투자자들의 전망은 다르다. 현재 미국 채권 시장의 여러 가격 추이는 이르면 내년 말 연준의 긴축정책이 끝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5일 전했다.
연준위원들의 전망 중간값을 기준으로 하면, 연준은 2020년까지 연방기금 금리를 3.375%까지 올릴 예정이다. 그러나 유로달러 선물(Eurodollar Futures) 수익률은 2019년 말부터 금리인상 속도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경기둔화 가능성을 예상한다는 것이다. 2019년 12월 만기 유로달러 금리선물의 수익률에 비해 2020년 12월 만기 유로달러 선물의 수익률이 낮아지는 역전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FT는 과거의 사례를 보면 유로달러 선물의 수익률 곡선이 역전됐을 때는 연준의 긴축이 중단됐다고 지적했다.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에서도 장단기 금리차가 줄면서 금리인상 속도 둔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