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연 수익률 1% 퇴직연금 시장에 메스 댄다
2018-07-17 16:12
수수료 산정체계 중점 점검···정보 플랫폼도 구축
1%대 수준인 퇴직연금 수익률을 개선하기 위해 금융감독 당국이 메스를 들었다. 퇴직연금 수수료 산정체계가 합리적인지 중점 점검하고 퇴직연금 상품을 한눈에 살필 수 있도록 정보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17일 퇴직연금 수익률 개선을 목표로 하는 '퇴직연금시장 관행 혁신과제'를 발표했다. 금감원은 가입자의 무관심과 보수적 투자성향, 금융회사의 노력 미흡으로 수익률이 낮은 퇴직연금의 신뢰도를 제고하기 위해 지난 4~5월 관련 업권과 합동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며 혁신과제를 발굴해왔다.
국내 퇴직연금 시장은 적립금 규모가 올해 1분기 말 기준 169조원으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금융권에서는 오는 2020년에는 210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연간수익률은 1.88%(원리금보장형 1.49%, 실적배당형 6.57%)에 그쳤다. 원리금보장상품, 채권형펀드 등 안전자산에 포트폴리오가 편중된 탓이다. 반면 각종 수수료 등이 포함되는 총비용 부담률은 0.45%에 달했다.
이에 금감원은 혁신과제를 실시해 퇴직연금 수익률을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먼저 금감원은 퇴직연금 수수료가 합리적으로 산정되는지를 중점 점검하기로 했다. 적립금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에 대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를 부과한 사례가 없는지를 살피고 적립금 규모에 따른 사업자별 수수료 부과체계를 비교공시를 추진하기로 했다. 더불어 중소기업, 사회적 기업 등에 대한 수수료 할인제도 활성화를 유도할 계획이다.
또 금감원은 가입자의 운용지시가 없어 금융회사가 장기 보유하는 대기성자금에 대한 정기 점검도 추진해 금융회사가 가입자의 운용지시 의사를 확인하는 등 자체관리기준을 수립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지난해 전체 퇴직연금 가입자 중 90.1%가 운용지시를 변경하지 않았던 것을 반영한 조치다.
이밖에 금융회사 간 원리금보장상품 교환비중 공시를 의무화하는 한편 특정 금융회사들이 저금리 예금 등을 집중 교환하며 수익률을 고의적으로 낮추지는 않았는지 검사하기로 했다. 더불어 중소기업 등이 대출 등 거래관계가 있는 금융회사와 불가피하게 퇴직연금 계약을 맺지는 않았는지 살펴보기로 했다.
금감원은 모든 금융회사의 퇴직연금 상품정보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가칭 '퇴직연금 전용상품 플랫폼'도 구축해 가입자의 편의성을 높이고 시장경쟁을 촉진하기로 했다. 동시에 각 금융협회와 퇴직연금 종합안내 홈페이지에 동일한 형식으로 수익률·수수료 정보를 비교공시하고, 투자판단 핵심 요소를 포함하는 '적립금운용현황보고서 표준서식'과 '상품제안서 표준서식'을 마련하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퇴직연금 시장의 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해 신뢰를 제고하기 위한 조치"라며 "혁신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