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통령이 만든 가장 부끄러운 장면"..트럼프, 푸틴 회담에서 저자세 역풍
2018-07-17 07:51
진보·보수 떠나 트럼프 저자세 혹평
민주당 "청문회 추진해야"
민주당 "청문회 추진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둘러싸고 후폭풍이 거세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미 대선개입을 비판하지 않은 것을 두고 저자세를 취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두 정상이 회담 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은 미국 대선개입에 대한 의혹을 부인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는 형태를 보였다. 강한 문제 제기를 요구하던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문제를 제기하기는커녕 러시아를 두둔했다면서 혹평을 쏟아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대선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푸틴 대통령에 동조했다”면서 “미국 대통령이 자국 정보기관을 신뢰하지 않고 상대 국가의 주장을 더 신뢰하는 전례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NYT 칼럼니스트인 토머스 프리드먼은 '트럼프·푸틴 대(對) 미국'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오늘 트럼프 대통령은 미합중국의 헌법을 수호하겠다는 취임 선서를 버렸다"고 맹비판했다.
정치권도 발칵 뒤집혔다.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16일 기자회견을 열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보다 러시아의 이익을 우선시했다"고 비판하면서 관련 청문회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화당의 존 맥케인 상원 군사위원회 위원장 역시 "헬싱키 기자회견은 미국 대통령이 남긴 가장 부끄러운 장면 중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지, 자기중심주의, 기계적 중립성, 독재자에 대한 동정이 불러온 손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 헬싱키 정상회담은 비극적인 실수였음이 분명하다“고 비판했다.
존 브레넌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자신의 트윗에 "트럼프 대통령의 헬싱키 기자회견은 '범죄와 경범죄'의 문턱을 넘어섰다. 반역적인 것과 다름없다. 그는 전적으로 푸틴의 호주머니 속에 있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난을 의식한 듯 신속히 해명에 나섰다. 그는 미·러 정상회담 후 미국으로 돌아오는 전용기 안에서 트위터로 "오늘 그리고 전에도 여러 번 말했듯이 나는 우리 정보기관 사람들을 대단히 신뢰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지만 더 밝은 미래를 만들려면 과거에만 집중할 수는 없다. 우리는 세계 최고의 두 핵 강국으로서 서로 잘 지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연이은 트윗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를 위해 평화를 위험에 빠뜨리기보다는 평화를 위해 정치적 위험을 감수하겠다"며 "생산적인 대화는 미국과 러시아에 좋을 뿐 아니라 세계에도 좋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북핵 문제를 포함 핵확산 중단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공동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인류가 직면한 가장 중대한 도전 중 하나인 핵확산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며 "나는 지난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북한의 비핵화에 관해 가진 우리의 회담에 대한 진행 상황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로부터 나는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가 이 문제를 종식하기를 몹시 원하며 우리와 함께 협력할 것이라고 매우 확신한다"며 "그리고 그러한 약속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푸틴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가 해결되기 시작하고 있어 기쁘다"며 "그것은 상당 부분 대결 대신 대화를 선택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인 관여 덕분에 가능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