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금감원장 "금융사와 전쟁···소비자 보호에 역량 집중"
2018-07-09 19:00
종합검사제 부활·맞춤형 진행
채용과정 개선 등 내부 혁신도
채용과정 개선 등 내부 혁신도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금융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먼저 박근혜 정부 시절 폐지된 금융사 종합검사 제도를 부활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태'나 '대출 가산금리 조작 의혹' 등 최근 계속해서 드러나는 금융사의 일탈과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감독·검사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노동이사제' 도입도 추진한다. 동시에 채용비리가 일어나지 않도록 자체 쇄신안을 발표하고 이를 엄중히 이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윤 원장은 9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금감원 본원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금융감독혁신 과제’를 발표했다.
그는 이후에 "전쟁이라고 말한 부분은 과한 것 같다"며 한 발 물러섰으나 "그렇지만 금융권에서 여러 사건사고가 일어나는 것을 보면 감독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금감원은 올해 안에 금융사 종합검사제를 부활시키기로 했다. 종합검사제는 금융사의 기본 업무는 물론 인사, 예산 집행 등까지 샅샅이 훑는 저인망식 검사 방식이다. 금감원이 가진 금융 권력의 원천이다. 이 제도는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5년 진웅섭 전 금감원장이 2년 주기로 이뤄졌던 관행적 금융사 종합검사를 2017년까지 폐지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지금은 금융사 경영실태 평가 등으로 대체된 상태다.
실제로 금감원은 가계 대출 관리·적정 자본 보유 등 감독 목표와 지배구조 개선 이행, 내부 감사 협의제 운영 평가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사 대상을 선별할 계획이다. 검사는 단순 경영 실태 평가 항목 점검을 넘어 감독 목표 달성 여부, 금감원 보고 내용의 사실 여부 확인 등을 중심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노동이사제 도입도 추진한다. 금감원은 금융사의 투명·책임경영 강화 일환으로 노동이사제에 대한 사회적 의견 수렴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공청회를 개최하고, 금융사의 지배구조 연차보고서 등에 노동이사제 도입 여부 등 공시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
만약 금융사의 법규 위반이 명백하고 소비자 피해 확산을 신속하게 차단할 필요가 있으면 검사나 조사·감리 과정에서 대외 공개하도록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금감원이 최근 분식회계 의혹이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사전 통지서를 보낸 사실을 외부에 공개했다가 시장 혼란을 불렀다는 지적을 받자 구체적인 공개 기준을 만들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윤 원장은 "저희는 그것(사전 통지서 발송 외부공개)이 필요했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좀 더 정제된 절차에 따라서 했으면 시장에 주는 혼란이 줄어들었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금감원 내부 혁신도 진행한다. 기능이 중복된 부서를 폐지하는 방식으로 조직과 예산 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채용프로세스 개선과 내부통제절차 확립 등을 통해 공정하고 효율적인 인사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입장이다.
윤 원장은 "국민과 시장의 신뢰 회복을 위해 금감원 내부쇄신을 강도 높게 추진하겠다"며 "조직·예산·인사 전반에 걸쳐 시행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