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미더운 발사르탄(?)’…중국발 폭탄 맞은 제약사

2018-07-09 09:28
‘발사르탄’ 고혈압약 발암물질 이슈로 현장조사 이어 부정적 인식 크게 확산

[사진=아이클릭아트]


제약사가 난데없는 중국발 이슈로 현장조사를 받는 등 난처한 상황에 직면했다. ‘고혈압약 발암물질’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등 사회적 이슈로 크게 확산되면서 제품 이미지에도 적잖은 타격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중국 제약사 제지앙화하이가 제조한 원료의약품 ‘발사르탄’이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는 고혈압치료제 제조업체 82개 업체를 대상으로 현장조사에 나섰다고 9일 밝혔다. 원료의약품은 병원에서 처방·사용되는 ‘완제의약품’ 제조에 원료로 쓰이는 의약품이다.

유럽의약품안전청(EMA)에 따르면 지난 5일 해당 중국 제약사 원료의약품에서 불순물로 발암우려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Nitrosodimethylamine, NDMA)’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식약처에서도 지난 8일 해당 원료를 사용한 국내 제품에 대해 잠정적 판매중지와 제조·수입 중지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식약처는 이번 현장조사를 통해 해당 원료의약품이 실제로 고혈압약 제조에 사용됐는지 여부를 확인하게 된다. 현장조사에서 다른 제조원 원료를 사용한 것이 확인되면 잠정 판매중지 조치는 즉시 해제된다.

반면 중국산 발사르탄 사용이 확인될 경우 해당 고혈압 치료제는 회수 조치된다. 회수된 제품에서 해당 원료를 수거해 실제로 이번에 문제가 된 N-니트로소디메틸아민이 얼마나 함유됐는지도 검사할 계획이다.

식약처는 관련 불순물 발생원인과 함유량, 인체에 미치는 영향 등 국내·외 정보에 대해서도 다각적으로 수집·분석하고 있다. 현재까지 파악한 결과로는 제지앙화하이가 제조공정 일부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불순물로 유입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번 중국산 원료의약품 사태로 현장조사가 진행되고 발사르탄 제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크게 확산되면서 제약사로선 폭탄을 맞았다. 식약처에 따르면 국내 허가된 발사르탄 함유 품목은 총 571개이며, 이 중 이번 사태에 관련된 품목은 219개로 절반 이하다.

이마저도 실제 해당 원료가 사용됐는지에 대한 조사까지 마무리되면 품목 수는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온라인 상에서 ‘발사르탄’ 성분이 포함된 전체 의약품에 대한 대중적 반감은 극에 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안전성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국내 정서 상 향후 발사르탄 성분 고혈압약에 대한 논란이 계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이번에 취한 조치는 사전 예방적인 것으로, 고혈압 환자는 임의로 치료제 복용을 중단하는 것이 더 위험할 수 있다”며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지 말고, 의사와 상의해야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