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여성 기업인 남성보다 역동성 떨어져"

2018-07-08 14:27
여성 기업, 고성장·고용창출 지향도 낮아
여성기업가 정신 활성화 필요…사회적인식 등 걸림돌부터 제거해야

OECD는 최근 '여성 기업가정신 활성화를 위한 정책 과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는 여성 기업인이 사업을 시작하거나 성장시키는 데 직면하는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한 방안 등이 담겨 있다. [사진=OECD]

여성 소유 기업이 남성 소유 기업보다 규모가 작고, 덜 역동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기업이 인적네트워크, 자금조달 능력 등에서 남성 기업보다 떨어지기 때문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여성 기업가 정신을 활성화를 위해 일과 생활의 균형, 사회안전망 구축, 사회적 인식개선 등으로 여성 기업인이 직면한 걸림돌부터 제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7일 중소기업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유럽연합(EU) 회원국을 대상으로 기업가정신에 대한 성별 격차, 남성 기업과 여성 기업의 차이, 여성 기업인이 사업을 시작할 때 직면하는 걸림돌 등을 분석한 '여성 기업가정신 활성화를 위한 정책 과제' 보고서를 발간했다.  

분석 결과를 보면, EU 회원국의 여성 기업 비중은 2015년 기준 23%로 남성 기업(31%)보다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42개월 미만의 기업을 소유·운영하고 있는 초기 여성 기업인 중 3명 이상으로 팀을 구성해 사업을 시작한 비중도 14%로 남성(21%)보다 낮았다. 

여성 기업과 남성 기업은 사업부문에서 차이가 났다. 여성 기업의 사업 부문은 헬스·사회사업이 12.8%, 세탁·미용 등 기타 서비스가 10.7%를 차지한 반면, 이들 부문에 대한 남성 기업 비중은 각각 3.3%, 2.4%에 불과했다. 

남성 기업은 건설(18.3%) 부문이 가장 높았다. 이어 운송·저장(5.0%), 제조(7.8%) 부문 순이다. 

[자료=중소기업연구원]


또 여성 기업은 고성장·고용창출을 지향하는 정도가 남성 기업에 비해 떨어졌다. 2010~2014년 신설 기업 중 설립 후 초기 5년 동안 6명 이상 고용을 창출한 여성 기업은 19%, 남성 기업 31%로 집계됐다. 

수출 기업 비중도 여성 기업은 15%로 남성 기업(19%)보다 낮았다. 그러나 고객에게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력은 비슷했다. 여성 기업은 규모가 작고 성장 지향성도 낮지만, 다수 국가에서 남성 기업과 비슷한 안정성과 경제변화에 대한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는 게 OECD의 설명이다. 

지난 2009년 설립된 기업의 3년 이상 생존율을 보면 이탈리아·핀란드·슬로바키아·오스트리아의 경우 여성 기업인과 남성 기업인의 차이가 거의 없었다. 반면 프랑스(여성 기업인 63%, 남성기업인 70%)·스페인(49%, 58%)·폴란드(57%, 63%)에서는 여성과 남성 기업의 생존율 격차가 컸다. 

OECD는 "여성 기업의 경제변화에 대한 회복력이 큰 이유 중 하나는 주요 사업 부문인 헬스, 교육·기타 개인 서비스 부문의 경우 경제침체에 덜 민감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자료=중소기업연구원]


여성 기업은 사업을 시작하고 성장시키는 데 남성 기업보다 많은 걸림돌에 직면했다. 

특히 여성 기업인은 자금조달 부문에서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여성 기업가의 자금조달을 제약하는 장벽은 △기업가적 경험 부족 △여성은 주로 한계 부문에 참여한다는 인식 △신용평가·대출 과정에서의 성에 대한 고정관념 등이 꼽혔다. 

'여성 기업인은 기업가적 역량이 부족하다'는 사회적 인식도 여전했다.

OECD는 "여성의 정규 교육수준은 평균적으로 남성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높음에도 기업 경영의 경험이 부족해 경영자 지위에 오를 기회가 남성보다 적었다"며 "이는 기업가정신에 필요한 경영 경험과 역량을 습득하는 데 장애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성 기업가의 인적 네트워크 역시 규모가 작고 비효율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여성 기업인 인적 네트워크를 보면 비즈니스 서비스 공급자나 동종·이종 업계 기업인보다는 가족과 친구, 동창으로 구성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자료=중소기업연구원]

OECD는 여성 기업인이 직면하는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OECD는 우선, 교육과정과 멘토링을 통해 기업가정신 역량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영국에서는 정부 프로그램 아래 기업가정신 교육을 받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창업할 가능성이 4%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에 대한 지식과 다양한 금융수단을 통해 금융접근을 활성화시키고, 기업가 네트워크 구축에도 신경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페인의 안달루시아 여성연구소(Andalucía Emprende and Instituto Andaluz de la Mujer)가 구축한 여성 기업가 네트워크의 경우 2008~2013년 동안 약 3300명이 가입됐다. 

OECD는 "여성기업인의 역할 모델과 홍보대사를 통해 기업 설립과 운영에 대한 긍정적 태도를 증진시켜야 한다"며 "프랑스 학생들의 경우 가상적인 역할모델 경험을 통해 기업가적 성향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조언했다.

이어 "일과 생활의 균형을 향상시키고, 사회안전망에 대한 접근도 높여야 한다"며 "육아비용이 50% 감소할 경우 노동력은 6.5~10% 증가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