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人(IN) 국회] 권칠승 “문재인 정부, 포스코 회장 선임 ‘외압’ 확실히 끊었다”

2018-07-06 10:31
승계 카운슬제 폐지…‘대주주’ 국민연금 활용 제안
여권 개입설엔 “그런 생각이라면 밀실서 했을 것”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포스코가 국민기업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깜깜이식’ 회장 선임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국민들께 투명한 선임기준을 밝히고, CEO 승계 카운슬 제도를 잠정 중단해야 합니다.”

최근 포스코 회장 선임 과정에서 연일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던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53·경기 화성병)은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포스코의 CEO 승계 카운슬과 관련해 잠정 폐지 등 제도 개선을 주문했다.

지난 2013년 도입한 CEO 승계 카운슬은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식 모델을 벤치마킹한 CEO 인선 방식이다.

CEO 승계 카운슬은 후보군을 발굴하는 역할을 하고 이사회는 후보군 자격심사, CEO후보추천위원회에서 최종 후보를 확정한다.

권 의원은 “CEO 승계 카운슬 멤버 5명이 사실상의 선임 결정권을 가진 것이 문제”라면서 “카운슬은 5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고, 후보추천위는 사외이사 2명을 추가한 7명으로 짜여 있기 때문에 결국 카운슬 5명이 선임과정을 좌지우지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부실 경영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사외이사들이 포스코의 혁신을 짊어져야 할 CEO를 선출하려고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회장을 선임하는 CEO 승계 카운슬과 후보추천위원회 제도는 겉만 번지르르할 뿐, 실제로는 사외이사의 손에 좌우된다는 것이 전체적인 평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권이 민영화된 공기업을 정권 획득의 전리품 정도로 여기고 자기 사람을 심는 악습을 버리지 않을 경우, 기업경영은 위축되고 경제활성화는 공염불이 되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권 의원은 “개혁의 객체가 돼야 할 이들이 혁신의 주체를 선출하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자,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그는 구체적인 대안에 대해서는 “오히려 민영기업에 간섭을 한다고 할까봐 걱정”이라며 말을 아꼈다.

권 의원은 일각의 여권 내에서 포스코 회장 인선에 관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역으로 생각해 봤을 때 여권의 그룹들이 영향을 주고 싶다면 이런 방식으로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우리도 그렇게 하려고 마음을 먹었다면 밀실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움직이려고 했을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는 포스코를 비롯한 기업들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고, 정치권 외압의 고리는 이번에 확실하게 끊었다”고 강조했다.

권 의원은 포스코 회장 선임 절차와 관련된 대안으로 ‘국민연금’을 꼽았다.

포스코 지분의 11%를 가진 최대주주 국민연금이 △의결권 행사 △비공개 대화 △공개서한 발송 △중점관리 대상 선정 △사외이사(감사) 후보 추천 △위임장 대결 △주주대표 소송 등을 적극 활용해야 된다는 게 권 의원의 생각이다.

그는 “해외 선진국들의 기업지배구조에 관한 실증분석 연구를 보면, 장기 투자를 하는 대주주가 이사회에서 적극적 경영감시를 하는 기업일수록 기업성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권 의원은 운영 실적 논란이 일고 있는 국민연금의 실효성 문제에 대해서는 “마땅한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의 궁여지책”이라면서 “그래도 유일하게 국민들에게 동의를 구할 수 있는 방식이 최대주주를 통한 공적인 통제”라고 역설했다.

그는 “향후 국민연금이 수탁자 책무를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독립성, 투명성, 책임성, 전문성을 확립하는 조직 쇄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국민연금이 기업 감시 대주주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해줘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 의원은 하반기에 포스코와 KT, KT&G 등 민영화된 공기업의 운영에 책임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포스코를 비롯해 정부 지원을 발판으로 크게 성장한 일부 기업에 대해서는 책임성을 강조할 수 있도록 공정거래법 또는 상법 개정안 발의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