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구속영장 기각 “피의사실 다툼의 여지 있어”

2018-07-06 08:51
물컵 갑질 사태 이후 한진家에 신청·청구된 구속영장 모두 기각

지난 5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출석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포토라인을 지나쳐 청사 안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최윤신 기자]



상속세 탈루 등 비리 의혹을 받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6일 법원에서 기각됐다.

서울남부지법 김병철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영장을 기각하며 "피의사실들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고 이와 관련된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어 현 단계에서 구속해야 할 사유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이유를 밝혔다.

조 회장은 지난 2일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사기, 약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1999년 항공기도입 리베이트 과정에서 수백억원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로 구속됐던 조 회장은 19년 만에 다시 구속될 위기에 놓였지만, 영장이 기각되면서 이를 면했다. 검찰은 구속영장 재청구를 검토할 방침이다.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이른바 '물벼락 갑질' 이후 한진그룹 총수일가에 대해 신청 혹은 청구된 구속영장은 잇따라 기각됐다.

앞서 이명희씨는 '갑질 폭행' 의혹과 '불법 고용'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가 법원에서 기각됐다. 조 전 전무의 경우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이 이를 반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