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증시] 오후장에서 ‘와르르’…VN지수, 900p 붕괴
2018-07-05 17:15
HNX지수, 3.60% 빠지며 지난해 6월 이후 1년여만에 최저치
베트남 주식시장이 또다시 급락해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무너졌다.
5일 호찌민증권거래소(HOSE)의 VN지수는 전일 대비 15.59포인트(p), 1.70% 하락한 899.4p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11월 17일(887.41p) 이후 최저치다.
VN30지수는 17.12p(1.90%)가 떨어진 883.77p로 마감했다. VN30지수가 900p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1월 20일(899.31p) 이후 처음이다.
VN지수는 오후 거래 직후부터 급격한 하락세를 연출하며 장중 892p 수준까지 추락했다. 이후 급락세에 대한 반발 매수세로 904p까지 올라서기는 했지만, 이내 다시 내림세로 전환돼 900p 선을 지키지 못했다.
하노이증권거래소의 HNX지수는 VN지수와 달리 이날 지속적인 약세를 보였다. HNX지수는 전일 대비 3.60p(3.60%) 빠진 96.39p로 마감, 지난해 6월 12일(96.83p) 이후 1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현지 경제 매체 베트남비즈에 따르면 이날 베트남 주식시장에서 주가 하락을 기록한 종목의 수는 420개를 웃돌았다.
앞선 거래와 마찬가지로 이날도 은행주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베트남개발은행(BID), 베트남산업은행(CTG), 비엣콤뱅크(VCB) 등은 각각 5.68%, 6.39%, 6.47%의 폭락세를 연출했다. 군대산업은행(MBB)의 주가도 5.65%가 떨어졌다.
은행주 부진과 함께 석유화학, 소비재, 유통 종목도 하락세를 보였다. 페트로베트남가스(GAS)는 6.92%가 빠져 최저치를 기록했고, 비나밀크(VNM)는 1.20%가 미끄러졌다. 비엣젯항공(VJC)은 1.15%가, 빈콤리테일(VRE)은 2.46%가 하락했다.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은 물론 경제까지 위협하는 미국과 중국의 ‘폭탄관세’ 부과 시행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투자자들의 금융시장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당사자인 미국과 중국은 물론 한국, 일본 등 세계 전체 주식시장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중국 상하이(上海)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0.91% 빠진 2733.98p로 마감했고, 선전(深圳)성분지수는 1.92%가 빠지면서 9000p선이 무너져 8862.18p로 거래를 마쳤다. 한국 코스피 지수는 0.35% 빠진 2257.55p로 장을 마치며 지난해 5월 4일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일제히 미국과 중국의 관세부과 시행을 하루 앞두고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미국은 6일 340억 달러(약 38조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발효할 방침이고, 중국도 미국의 관세가 발효되면 이에 맞대응해 같은 규모의 보복관세를 물리겠다고 선포한 상태다.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증권 연구원은 “전날 증시 반등으로 부정적인 심리가 다소 줄었지만, 시장은 아직 위험한 상태다. 오늘의 오후 급락세가 이를 증명한다”며 “미국과 중국의 관세 부과 전쟁이 예고된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없앨 재료가 하나도 없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