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직원연대 “치졸한 보복인사 중단하라”

2018-07-04 09:53
박창진 대한항공 직원연대 공동대표 기자회견

수백억원대 상속세 탈루 등 비리 의혹을 받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달 28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한항공 직원연대는 4일 “대한항공이 오너 일가의 갑질에 항의하고 있는 직원연대 운영진에 대해 의도적인 인사 조치를 했다”며 “부당 발령을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박창진 대한항공 직원연대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항공 조씨 일가의 갑질을 멈추고, 을들이 자신들이 일하던 곳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공동대표는 “지난달 22일에서 25일 사이 대한항공이 인사 조치 네 건을 단행했다”며 “서울과 인천에서 일하던 정비사 세 명을 부산과 제주도로 보내고, 김포에서 일하던 지원팀 직원을 부산으로 장기 출장을 보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인사 조치가 의도적이라고 하는 것은 이들이 모두 오너 일가 갑질에 항의하고 있는 대한항공 직원연대 운영진이기 때문”이라며 “대한항공은 민주적인 요구를 하는 직원을 해고하거나 부당한 전출을 단행해 왔다”고 폭로했다.

이어 “대한항공 조씨 일가가 직원들을 다루는 방식은 군부독재 시절과 비슷하다”며 “출처불명의 믿을 수 없는 정보가 난무하고 직원 내부의 편을 갈라 세워 자신에게 유리하게 적용되는 법과 규칙을 이용해 벌을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대한항공은 처우가 나쁜 회사가 아니지만 회사에 대한 자부심은 찾아보기 힘들다”며 “오래된 직원은 절망감 속에서 살아왔고 새로운 직원은 입사 한두 해가 지나지 않아 무기력을 현실로 받아들인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소나기만 피하면 언제고 제왕의 자리로 돌아올 오너 일가를 상대로 갑질 근절을 외치는 을들의 목소리에 화답해야 한다”며 “대한항공은 직원들을 서로 못 믿게 만드는 모든 제도적 장치를 제거하고, 직원들이 ‘벤데타 가면’을 벗고 자신과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회견에 참석한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은 “민주당과 을지로위원회는 대한항공직원연대와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