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이슈] 주 52시간 시행, 게임·포털·SI 업계 뒤숭숭
2018-07-03 14:52
- 근무환경 개선 기대감...야근 불가피 생산성 저하 우려
"시스템 개설 직전에 일이 몰릴 경우 야근이 불가피하고, 다른 인력을 투입하게 되면 업무 연속성을 저하시킬텐데 걱정이네요."(SI업체 개발팀 관계자)
주 52시간 근무제가 본격 시행된 가운데, 포털·게임·SI 등 주요 정보통신기술(ICT) 업계가 혼선을 빚고 있다. 사뭇 달라진 출근 분위기에 일부 기대감이 반영되는 반면, 모호한 근로시간 단축 기준에 불만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넥슨과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게임업계 '3N'도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시행하면서 직원들이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게 됐다. 웹젠은 하루 8시간을 원칙으로 '자율출근제'를 도입했으며, NHN엔터테인먼트는 근무시간을 자율 조절하는 '뉴퍼플타임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카카오게임즈는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을 휴무일로 지정하는 '놀금 제도'를 도입했다.
삼성SDS는 임직원들이 출근 시간과 퇴근 시간을 스스로 정하는 '자율출근제'를 시작했으며, SK㈜ C&C는 한 달 단위로 근무시간을 정하는 '월 단위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운영에 들어갔다. LG CNS도 팀이나 프로젝트의 업무에 따라서는 유연근무제를 적용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야근이 잦은 산업 특성상 근무시간을 획일적인 틀에 맞춰 나가면서 인력 운용은 물론, 생산성 저하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또 회식 시간을 비롯해 거래처와의 점심 약속, 해외 출장 등 수많은 사례에서 근로시간 규정이 모호해 회사 운영에 혼란을 주고 있다.
실제 고용노동부가 300인 이상 3627개 사업장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주 52시간을 미리 준비한 기업은 59%에 불과했다. 40%가량의 기업이 아직 준비가 춘분하지 않은 것. 300인 이상의 대기업들도 준비가 미흡한 상황에서 재원이 부족한 중소개발사와 SW, SI 업종이 근로시간 단축을 시행하는 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6개월간 유예 방침을 뒀지만 이마저도 미봉책에 불과하다"면서 "기업들이 각종 편법을 사용해 근무 위법을 펼친다면 그 취지마저도 퇴색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