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공장의 걱정거리'…김종갑 한전 사장 "두부값이 콩값보다 싸"
2018-07-02 16:18
연료비연동제 도입 필요 강조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이 자신을 '두부장수'에 비유, 현재 전기요금 체계의 비효율성을 에둘러 비판했다.
김 사장은 지난 1일 페이스북에 올린 '두부 공장의 걱정거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글의 요지는 이렇다.
콩은 액화천연가스(LNG)와 석탄 등의 연료를, 두부는 한전이 생산하는 전기를 의미한다.
김 사장은 "두부 소비가 대폭 늘어나고 원래 콩을 두부보다 더 좋아하던 분들의 소비성향도 두부로 급속도로 옮겨간다"며 "소비 왜곡이 이만저만이 아니고 다른 나라에는 거의 볼 수 없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우선 두부공장 스스로 최대한 원가를 줄이고 생산성을 향상 노력을 해야 한다.
또한, 형편이 어려운 일부 소비계층에는 생필품인 두부를 콩값보다 저렴한 현재 시세로 계속 공급할 것을 제시했다.
일반 소비자에게는 원자재 가격을 회수하고 공장을 유지할 수 있는 정도의 정상가격을 받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다수 소비자의 공감대를 얻어 시행한다는 방안도 밝혔다.
김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심야 시간대의 산업용 전기요금이 너무 저렴해 기업들의 전력 과소비를 일으킨다며 이 시간대 전기요금을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사장은 당시 "우리나라가 전기요금을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하다 보니 가스와 석탄 등 1차 에너지를 사용하는 게 더 효율적인데도 가스와 석탄을 연료로 만드는 2차 에너지인 전기를 쓰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전기의 원가 회수율이 낮으니 2차 에너지인 전기소비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전기 가격이 계속 쌀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1차 에너지를 써야 할 부분에 2차 에너지인 전기가 확대되는 것도 문제라는 입장이다.
한전은 올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1276억1300만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4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적자다. 한전이 영업손실을 낸 것은 원가 개념인 전력구입비와 연료비가 상승한 탓이다.
다만, 전기요금은 시장 논리만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기업으로서 공익이 우선돼야지 이윤 추구가 우선될 수 없다는 의미다.
공기업에 이윤추구가 우선순위는 아니지 않냐는 의견에 대해 김 사장은 "공익을 추구합니다만 49%에 달하는 소액주주의 기대에도 부응해야 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