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자재·자금 타박만 하지말라"…북중접경 신의주 시찰서 공장현대화 촉구

2018-07-02 17:20

[사진=연합뉴스-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의주방직공장과 신의주화학섬유공장 등 북중접경지역의 공장들을 잇따라 방문하면서 낡은 생산 설비와 일꾼들의 안일한 태도를 질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신의주방직공장에서 "과학기술에 의거하여 생산을 정상화할 생각은 하지 않고 자재와 자금, 노력 타발(타박)만 하면서 과학기술사업에 응당한 관심을 돌리지 않아 설비와 기대들의 만가동(완전가동), 만부하(기계가 성능을 완전히 냄)를 보장하지 못하고 공장현대화 수준도 높지 못한데 대해여 지적하시였다"고 전했다.

북한 관영매체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최근 며칠 새 북중합작으로 추진한 황금평 경제특구가 있는 신도군을 찾은 데 이어 신의주를 방문해 화장품공장, 방직공장, 화학섬유공장을 잇따라 시찰했다.

중앙통신은 앞서 지난달 30일 김 위원장의 평안북도 신도군과 인민군 제1524부대 시찰 소식을, 지난 1일에는 김 위원장의 신의주화장품공장 시찰 소식을 선전했다.

중앙통신은 위원장이 신의주화학섬유공장을 시찰한 자리에서 "개건현대화 공사를 진행한다는 이 공장에서는 보수도 하지 않은 마구간 같은 낡은 건물에 귀중한 설비들을 들여놓고 시험생산을 하자고 하고있다"며 "설비현대화에 앞서 생산건물과 생산환경부터 일신할 생각을 하지 않고, 여유 면적에 설비들과 생산공저을을 박아넣는 식으로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신의주화학섬유공장은 종이 생산을 주력으로 하는 곳으로 2016년 제7차 당대회를 계기로 수립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전략에 따라 공장 현대화를 통해 증산을 이루도록 돼 있는 곳이다.


김 위원장은 또 "지배인, 당위원장, 기사장이 서로 밀어내기를 하면서 누구 하나 정확히 답변하지 못하고 있다"며 "숱한 단위들에 나가보았지만 이런 일꾼들은 처음 본다"고 엄중하게 지적했다고 중앙통신은 선전했다.

신의주방직공장 시찰에서도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공장에서 과학기술에 의거하여 생산을 정상화할 생각은 하지 않고, 자재와 자금, 노력타발만 하면서 과학기술사업에 관심을 돌리지 않아 설비와 기대들의 만가동, 만부하를 보장하지 못하고, 공장 현대화 수준도 높지 못하다"고 지적했다고 중앙통신은 전했다.

김 위원장은 또한 "이 공장 일꾼들과 노동계급은 난관 앞에 주저앉아 일떠설 생각은 하지 못하고 동면하고 있다"며 "종업원들의 노동조건과 생활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사업에 관심을 돌리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중앙통신은 전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노력절약형, 기술집약형 구조로 전환하고 첨단기술을 도입해 생산과 경영활동에서 최대한의 실리를 보장하여야 한다"며 "다음해까지 생산공정의 과학·현대화 실현과 함께 생산건물들과 공장안팎을 현대적으로 개건하고 변모시킴으로써 굴지의 방직공장으로 장성강화된 데 대하여 긍지높이 총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아울러 "김정숙평양방직공장과 김정숙평양제사공장에 못지않게 훌륭한 합숙을 지어주겠다"고 말했다고 중앙통신은 선전했다.

주목할 점은 김 위원장이 북중접경 지역의 공장들을 찾아 물자부족을 이유로 나태하다고 질책한 점이다.

또 남북 및 북·미정상회담에 이은 북·중정상회담이 세 차례 개최된 이후 김 위원장의 북중 경협 대상지 방문이라는 점에서, 일상적인 현지지도 이상의 의미가 있어 보인다.

특히 김 위원장이 방직공장과 화학섬유 공장을 찾아 뒤떨어진 '현대화 수준'에 대해 강하게 질책하면서 현지의 고위 당 간부는 물론 공장 노동자들 겨냥해 물자부족을 이유로 나태하다고 강하게 질책한 점이다. 

일각에선 북한이 경제강국 건설을 목표로 내건 상황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목표 수행 등을 위해 일선 경제현장을 다그치는 차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외교가에선 이르면 이번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을 통한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 이행차원의 후속 협상을 앞두고 김 위원장이 북중 경협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나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