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유쾌, 상쾌, 통쾌' 안정환의 말말말
2018-06-30 15:37
"제일 시원시원하게 해설함" "사이다 직설화법 해설 보려고 챙겨본다"
'2018 러시아 월드컵' MBC 해설을 맡은 안정환을 향한 시청자의 반응이다. SBS 이영표와 KBS 박지성이 모범생 같은 스타일의 해설을 한다면, 안정환은 약간 노는 오빠(?) 같은 해설로 거침없는 돌직구를 쏟아내는 통에 경기를 보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다. 전 축구선수 최용수 역시 "(안정환은) 해설자인데 축구를 관람하는 것 같다. 친근감 있는 해설이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안정환은 자신의 어록을 미리 준비하는 것일까. 정답은 아니다. "제가 경기 중에 애드리브 치는 건 준비한 것도 아니고 축구 팬이 지루할까 봐 재미있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안정환의 말을 정리해봤다.
◆ 멕시코전 장현수 실수에…
지난 24일(한국시간) 러시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한국과 멕시코 경기에서 장현수가 연이어 무리한 태클을 걸자 안정환은 팔짱을 끼고 인상을 쓴 채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안정환은 "상대가 슈팅하기도 전에 태클을 하면 어떡하냐. 공격은 태클을 기다리고 있었다. 전반전 페널티킥 준 것도 마찬가지다. 태클은 무책임한 회피일 수도 있다"며 장현수 플레이를 지적했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 서형욱 위원이 "이변이 많은 대회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임해야 한다"고 하자, 안정환은 "운전만 잘하면 경차도 스포츠카를 이길 수 있다. 하기 나름"이라고 비유했다. 이 말이 통한 걸까.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무적함대' 독일을 2 대 0으로 이기고 첫 승을 따냈다.
선방쇼를 선보인 골키퍼 조현우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안정환은 "우리가 16강 그 이상 올라갔으면 조현우 선수는 골든글러브 상 후보까지 올라갈 정도의 활약을 보여줬다" "아마 16강 이상으로 계속 올라가고 있었으면 이 대회 도중에 어느 클럽하고 계약을 했을 것이다. 그 정도로 대단한 활약을 보여줬다" "전 세계 스카우트들이 조현우 선수 보고 돈 좀 찾아놔야겠다. 대구 팬들 불안하겠다"며 극찬했다.
한국 대표팀이 2연패 기록 후 '강호' 독일을 잡자 안정환은 "욕먹기 전에 좀 잘하지"라며 애정 어린 칭찬을 하기도 했다.
◆ 일본 페어플레이 점수로 16강 진출하자…
28일 러시아 볼고그라드 아레나에서 열린 조별리그 H조 최강전에서 일본은 폴란드에 한 골 먹혔다. 0 대 1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은 콜롬비아가 세네갈에 득점을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후반 38분부터 공돌리기를 시작했다. 폴란드 역시 16강 진출이 좌절되자 열의를 잃었고, 두 나라의 성의 없는 경기에 관중은 야유를 쏟아냈다.
안정환은 "무엇이 페어플레이인지 모르겠다. 축구인으로서 수치다. 이 경기 해설을 위해 준비한 시간이 아깝다. 정상적으로 해서 (16강에) 올라갔으면 축하해줄 수 있지만" "한국은 아름답게 탈락했지만 일본은 추하게 16강에 진출했다" "1분간 공격을 안 하면 파울을 선언하는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 "이 경기를 중계하기 위해 준비한 것이 아깝다" "이럴 바에 차라리 세네갈이 정의 구현을 위해 골을 넣어 콜롬비아와 나란히 16강 진출을 해줬으면 좋겠다"며 신랄한 비판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