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 뚫린 원·달러 환율, 1120원선 안착

2018-06-28 16:05
정장 대비 6.6원 오른 1124.2원 마감

원·달러 환율이 6.6원 오른 1,124.2원으로 장을 마감한 28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제공]


원·달러 환율이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고 있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6.6원 오른 1124.2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0월 30일(1124.6원) 이후 약 8개월 만의 최고치다.

이날 환율은 4.9원 오른 1122.5원에 거래를 시작한 후 1123원선까지 상승폭을 확대했다. 오전 11시쯤에는 차익 실현과 당국의 개입 경계감이 짙어지자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다. 이후 상·하단 재료가 충돌하다 다시 위로 방향을 잡았다.

최근 강달러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미 달러화는 상품수지, 내구재 수주가 시장 예상보다 호조를 보이자 강세를 보였다. 

간밤 미국은 무역갈등을 완화하는 조치를 내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첨단기술회사에 대한 외국인의 직접적인 투자제한을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를 통한 제한으로 선회한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 발언을 두고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검토해 온 중국 자본의 미국 첨단기술 투자 제한 조치를 사실상 철회했다고 해석했다.

그럼에도 금융시장에서 반응은 제한적이었다. 향후 통화전쟁으로의 확대와 중국의 미국 국채 매도 방안 검토에 대한 우려로 인해 오히려 시장 불안감은 커졌다.

이 같은 강달러 분위기 속에서 중국 정부의 위안화 약세 용인도 원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위안화가 달러에 비해 약해지면 환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때문에 최근의 위안화 약세는 중국 정부가 미국의 관세 조치를 완화하기 위한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는 추측이 나온다.

이날 위안화 가치는 7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중국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거래)센터는 28일 위안화의 달러당 기준환율을 전거래일 대비 0.0391위안 높인 6.5960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위안화의 달러당 가치가 0.60% 떨어졌다는 의미다.

장중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발언으로 인해 상단은 제한됐다. 김 부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미·중 무역갈등이 있고 미국과 유럽중앙은행(ECB) 간 통화완화 방향이 달라서 환율이 상승하고 있다"며 "이는 원화에만 국한된 게 아니고 국제적인 추세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개입 가능성을 낮추는 발언이지만 시장 모니터링에 대한 당국의 변함 없는 의지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차익 실현 물량이 나왔다. 이로 인해 환율은 1120원 아래로 떨어졌다. 아울러 월말을 맞은 수출업체의 네고(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환율 상승을 제한했다.

이런 가운데 코스피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2320선 아래로 떨어졌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27.79포인트(1.19%) 내린 2314.24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2588억원을 순매도하며 원·달러 환율 상승을 부추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