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언더독의 반란' 1% 기적에 멕시코·브라질 열광했다

2018-06-28 18:03
멕시코 "그라시아 코레아"…브라질 "7:1 악몽 안녕"

주멕시코 한국대사관으로 몰려온 멕시코 응원단. [연합뉴스]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 57위인 대한민국이 1위 독일을 꺾는 이변을 만들었다. 한국팀의 '통쾌한 반란'은 우리 국민뿐만 아니라 멕시코와 브라질도 열광케 했다.

◆멕시코 "그라시아 꼬레아(감사해요, 한국)"
 

주멕시코 한국 대사관에 올라온 이 사진은 4만4000개의 '좋아요'를 받았다. [사진=주멕시코 한국대사관 페이스북 캡처]


한국이 독일에 승리를 거둔 시간 같은 조의 멕시코는 스웨덴에 0대3으로 대패했다. 이미 2승을 한 멕시코였지만 독일의 승패에 따라 16강 진출이 결정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독일의 패배가 간절했다.

한국의 극적인 승리로 경기가 끝나면서 축구 열정이 뜨거운 멕시코인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땡큐, 코리아'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한국에 대한 감사 메시지를 보냈다. 멕시코 국기와 태극기를 합성하거나 골대를 철저히 지킨 조현우를 성인으로 합성하는 밈(인터넷 유행요소)을 만들어 퍼트렸다.

멕시코시티 폴랑코에 있는 주멕시코 한국대사관에도 수백명의 멕시코 응원단이 몰려왔다. 손에는 멕시코 국기와 태극기가 들려있었고 "todo somoso corea(우리 모두는 한국인)", "corea hermano ya eres mexicano(한국 형제들 당신들은 이미 멕시코 사람)"라고 외쳤다. 엄청난 인파에 대사관 업무는 한때 마비됐다. 멕시코인은 한병진 주멕시코 한국 대사관 공사를 목마까지 태웠다.

이 모습을 지켜본 제임스 와그너 뉴욕타임스 기자는 트위터에 "멕시코 팬들과 함께한 공사가 이미 테킬라 한잔을 털어 마셨다"라고 적었다. 멕시코인의 기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기아차 공장이 있는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몬테레이의 반응도 뜨거웠다. 경기 당일 기아차는 업무시간을 조정해 공장 내 식당에서 단체로 경기를 관람했다. 멕시코의 16강 진출이 확정된 순간 공장에서는 "Gracias Corea(고마워, 한국)"라는 구호가 쏟아졌다. 하이네켄과 펩시는 맥주와 과자 한 트럭을 공장으로 보냈다. 공장 인근 식당과 매장에서는 '기아차 직원 식사 무료', '한국인 할인' 등의 안내판을 내걸기도 했다.

◆브라질 "7:1 악몽 안녕"

한국-독일전 종료 후 트위터에 올라 온 이미지[사진=SporTV ‏ 트위터]


한국의 승리에 브라질도 환호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4강전에서 브라질은 독일에 1대7로 엄청난 수모를 당한 바 있다. 당시 독일 대표팀의 토니 크로스는 SNS에 '해피 2017'이라는 의미로 브라질 국기와 독일 국기를 활용했다. 숫자 1은 브라질 국기로, 7은 독일 국기로 표현해 브라질의 패배를 비꼬았다.

안방에서 당한 패배에 브라질은 복수의 칼을 갈았다. 이번 월드컵 16강전을 수모를 되갚아줄 격전지로 삼았다. 하지만 독일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면서 기쁨을 표현하고 있다. 4년 전 당한 것처럼 숫자 2는 태극기, 0은 독일 국기로 바꿔 '해피 2018'이란 의미의 문구가 SNS를 뒤덮고 있다. JTBC '비정상회담'에 브라질 대표로 출연한 카를로스 고리트도 인스타그램에 '#7:1의 악몽 안녕 #독일 안녕 #이제 브라질 우승 가즈아'라는 게시물을 올려 기쁨을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