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5G 장비 인정한 황창규·권영수…KT도 중국산 따라갈까
2018-06-28 11:31
황창규 “중국 기술 속도는 예상을 뛰어넘는 진전”
권영수 “성능 좋은 화웨이 장비 사용할 듯…보안이슈 걱정 無”
정보 유출 이슈 문제는 정치적 민감사안으로까지 번지는 양상
권영수 “성능 좋은 화웨이 장비 사용할 듯…보안이슈 걱정 無”
정보 유출 이슈 문제는 정치적 민감사안으로까지 번지는 양상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내년 5세대(5G) 이동통신 조기 상용화를 위해 본격적인 5G 장비 선정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중국 화웨이의 기술력을 실감했다. LG유플러스는 화웨이의 5G 장비 도입이 확실시 되고, KT도 화웨이와 손을 잡느냐 마느냐의 기로에 서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날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상하이 2018’ 행사장을 찾은 황창규 KT 회장과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화웨이의 5G 장비 기술력을 일제히 인정했다.
황창규 회장은 MWC 상하이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의 기술 속도는 항상 예상을 뛰어넘는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5G는 KT만의 문제가 아니라 4차 산업혁명과 연계된 국가적 문제”라고 말했다.
황 회장은 화웨이의 장비 도입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 “장비업체도 중요하긴 하지만 5G는 공개된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위에 모든 산업과 소프트웨어, 벤처 기술 등을 올릴 수 있는 혁신적인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황 회장이 5G가 기업간 경쟁이 아닌 국가간 경쟁의 차원임을 전제로 깔았지만, 중국의 기술력만큼은 인정한 셈이다. KT는 4세대통신(4G) 롱텀에볼루션(LTE) 당시 삼성전자와 노키아, 에릭슨의 제품을 병용했지만, 화웨이의 제품은 채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MWC 무대에서 화웨이의 저력을 확인한 만큼, 이번 5G 장비 선정에서만큼은 쉽게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권영수 부회장은 사실상 5G 장비 후보군에 화웨이를 포함시켰다.
이날 권 부회장은 MWC 상하이 현장에서 “화웨이 장비가 제일 빠르고 성능도 좋기 때문에 이변이 없는 한 5G에서도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화웨이에 대해선 성능, 품질, 운송 등이 얘기된 대로, 일정대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4개 벤더 체제로 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4세대 LTE 장비에서도 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슨 3개사와 함께 이통사 중 유일하게 화웨이 장비를 공급받았다. 현재 LG유플러스의 화웨이 통신장비 의존율은 3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이통사가 화웨이 장비를 적극 고려하고 있지만, 정보 유출 우려 이슈는 여전히 걸림돌로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12년 미국에서 화웨이의 장비가 스파이 활동에 악용될 수 있다는 의회 보고서가 나오면서 화웨이는 사실상 미국 통신장비 시장에서 배제된 상태다. 미 의회는 이란과 거래한 혐의로 화웨이를 제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더욱이 최근 미국 정부가 우리 정부에 중국과의 5G 기술협력을 자제해달라는 비공식 요청을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5G 관련 기술협력이 정치적 이슈로까지 번지는 분위기다.
이 같은 장비 보안 이슈에 대해 권 부회장은 “미국은 이슈가 여전히 있다고 하는데, 제가 이야기할 부분은 아니다”라면서도 “유럽에서 이미 화웨이 보안에 대한 검증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우리는 LTE 때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는 내년 3월 세계 최초로 5G 조기 상용화를 통해 글로벌 통신시장을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이통사들은 이달 말부터 본격적인 5G 장비 선정에 돌입하고, 8월 안에는 최종 선정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