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아파트 건설현장 화재···3명사망 37명 중경상

2018-06-26 21:31
공사 중이라 소방시설 없어···부상자 계속 늘듯
유독가스·가연성 자재 많아 수색 차질

 26일 오후 불이난 세종시 한 주상복합아파트 건물 지하에서 검은 연기가 계속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종시 한 주상복합아파트 신축공사장에서 큰불이 나 근로자 3명이 숨지고, 37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다. 유독가스 등을 흡입한 근로자들이 늘면서 부상자도 증가하고 있다.

119구조대는 현장 근로자 구조를 위해 수색을 벌였지만, 불이 난 공사장이 신축 건물이어서 소방시설이 없고 가연성 건축자재가 많아 진화작업에도 많은 차질이 빚어졌다.

26일 오후 1시 10분께 세종시 새롬동(2-2 생활권 H1블록) 트리쉐이드 주상복합아파트 신축공사장 7동 지하 2층에서 불이 나 출동한 소방대에 의해 5시간 40분 만에 진화됐다.

소방 당국은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진화에 나섰지만, 화재 현장에 쌓여 있는 가연성 물질 때문에 불길을 쉽게 잡지 못했다. 화재진압에는 대전소방항공대 등을 비롯한 소방차 49대, 소방인력 200여명이 투입됐다.

이날 불로 3명이 숨지고 중상 3명 등 모두 37명이 다쳤다. 사망한 근로자 3명은 모두 지하 1층에 있는 통상적으로 1번 게이트라고 얘기하는 곳 우측 작은 창고에서 발견됐다고 소방 당국은 설명했다.

불이 난 건물은 공사 중이어서 소방 시설이 전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완공된 건물은 송수관이 연결되고, 살수시설인 스프링클러 등 비상설비가 구비돼 있지만, 이 건물은 각종 소방 시설이 없어 소방대원들이 진화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지하층 연기를 뚫고 오로지 소방관들이 몸으로 들어가 화재진압 및 수색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시공사인 부원건설 측은 이날 근로자 157명을 투입해 작업했다고 소방당국에 진술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투입 인원이 수차례 바뀌어 소방당국이 부상자, 구조자 명단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157명에서 169명으로 늘어났다.

근로자들은 이날 지하층에서 에폭시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근로자는 내부에서 페인트 작업을 병행했다고 소방 당국은 설명했다. 

이날 현장 조사를 벌인 경찰은 조만간 국립과학수사원과 합동 정밀감식을 벌이는 한편 업체관계자들을 불러 화재 경위와 과실 여부를 파악할 계획이다.

부원건설이 시공하는 트리쉐이드 주상복합아파트는 지하 2층·지상 24층, 476가구(주거공간 386가구·상점 90가구) 규모로, 오는 12월 입주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