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중국발전 막을 수 없다" 美 기술기업 투자 제한에 中 반발

2018-06-26 11:30
환구시보 "미국, 중국이 미국의 기술 훔친 것이라고 오판"
"중국 첨단기술은 자국의 힘으로 발전시킨 것"
"미국 폐쇄적 정책 바람직하지 않아"

미중 무역전쟁. [사진=바이두]


미국 행정부가 중국 기술기업에 대한 투자제한 및 수출통제 가능성을 시사하자 중국이 거세게 반발했다.

중국 관영언론 환구시보는 26일 ‘미국의 기술 차단은 중국의 발전을 막을 수 없다’는 제하의 사평에서 “미국은 중국의 정보통신(IT), 우주항공, 전기자동차, 생물공학 등 첨단기술 분야 발전을 막으려 하고 있다”며 “이는 미∙중 무역전쟁을 다시 악화시킬 것”이라고 비난했다.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주 내에 중국 지분이 25% 이상인 기업을 대상으로 주요 기술에 투자하는 걸 제한하는 규정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것에 대해 반박한 것이다.

사평은 투자와 기술수출의 과도한 제한은 글로벌 비즈니스의 정상적인 발전을 막을 것이라며 이는 미국의 세 가지 잘못된 판단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우선 미국이 중국의 기술 발전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여기고 중국이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미국의 과학기술을 강탈한 것이라고 오판하고 있다고 사평은 전했다. 이어 미국과 중국 사이의 기술 장벽을 강화하면 중국의 과학기술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고 생각해 엄격한 단속을 강행하는 게 미국의 두 번째 오판이라고 설명했다.

사평은 세 번째 오판은 “미국은 자체 경쟁력 강화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중국의 과학기술 발전을 막는 것만이 우위에 설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기술 발전이 중국의 개혁·개방과 방대한 시장 덕분이라는 점도 강조됐다. 사평은 “중국이 다른 국가와 비교했을 때 특별히 더 기술수입에 의지한 것은 아니다”라며 “미국이야말로 중국의 거대한 시장을 바탕으로 기술강국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사평은 또 “중국의 반도체, 항공기술 등 첨단기술은 자국의 힘으로 발전시킨 것”이라며 “미국은 인종 문화에 대한 오만함을 버리고 다른 문화와 기술력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비난했다.

마지막으로 사평은 “미국의 폐쇄적인 정책이 결국 미국 스스로에게 큰 손해를 안길 것”이라고 경고의 메시지도 남겼다.

중국은 미국에 더 강력한 대응을 위해 외부와의 협력에 나서고 있다. 25일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는 제7차 중국·유럽연합(EU) 고위급 경제무역 대화에서 유르키 카타이넨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과 상호 무역장벽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도 지난 21일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협의회' 소속 CEO들과 만나 "중국은 미국에 반격할 계획"이라며 "서양문화와 다르게 우리 문화에서는 (한 대 맞으면) 펀치로 응전한다"고 말했다고 WSJ가 25일 보도했다.

한편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조만간 발표할 예정인 첨단기술 기업에 대한 대미(對美) 투자 제한 조치는 중국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해 입장을 전한다”고 중국 반발을 의식한 발언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