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원양어선원 유골 5위 국내 이장
2018-06-26 11:00
40년 만에 고국과 가족의 품으로
지난 1970~80년대 우리나라 경제역군으로 세계 바다를 누비다 이역만리에 묻힌 원양어선원 유골 5위(位)가 고국 품으로 돌아온다.
해양수산부는 스페인 라스팔마스(4기)와 사모아(1기)에 묻혀 있던 원양어선원 묘지 5기를 국내로 이장한다고 26일 밝혔다. 이를 위해 27일 11시 서울역 회의실에서 추모 행사를 개최하고, 유족에게 유골을 전달한다.
이번에 이장하게 된 고(故) 유모씨는 26세 나이에 결혼 적령기를 맞아 정착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승선했지만, 꿈을 이루지 못하고 라스팔마스에 안장됐다. 더욱이 고인 유골이라도 품어보고 싶어 하던 어머니가 지난 3월에 유명을 달리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우리 원양어업은 1957년 시험조사선 ‘지남호’ 출항을 시작으로 오대양에 진출해 외화 획득과 국위 선양, 민간 외교에 기여해왔다. 1971년에는 원양수산물의 수출액(5500만 달러)이 우리나라 총 수출액(10억7000만 달러)의 5%를 차지할 만큼 수출 효자상품으로서 지금의 휴대폰, 자동차와 유사한 위상을 떨쳤다.
1977년에는 원양어선 척수가 역대 최고인 850척(지난해 221척)을 기록하며 2만2000여 명 어선원이 각자 꿈과 희망을 품고 승선했다. 그러나 순직자들 상당수가 고국에 돌아오지 못하고 현지에 잠들게 됐다.
특히 2014년부터는 유족이 희망하면 현지 정부와 협의해 묘지를 국내로 이장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5기를 포함해 현재까지 총 28기 묘지를 이장하게 돼 해외에 남아 있는 묘지는 모두 290기다.
양동엽 해양수산부 국제원양정책관은 “우리나라 산업화 역군으로 활약했던 원양 어선원들 넋을 조금이나마 위로할 수 있도록 해외 묘지를 철저히 관리하겠다”라며 “조속히 고국과 유족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국내 이장사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