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증권 이민환이 말하는 'VIP금융'

2018-06-25 21:46
"위험관리 역량 무엇보다 중요"
안전자산 위주 관리 추세 확산

이민환 SK증권 VIP금융팀장. [사진=이승재 기자]

 
"법인 자금을 13년째 굴리면서 한 번도 사고를 안 냈죠. 안전자산이 아니면 추천하지 않고, 수탁 후에도 끊임없이 관리합니다."

25일 만난 이민환 SK증권 VIP금융팀장은 '선관주의의무'를 강조한다. 그가 힘줘 얘기한 선관주의의무는 민법에서도 중요한 개념이다. 과실 여부를 다툴 때 '선량한 관리자'에 요구되는 의무를 다했는지를 따진다.

SK증권은 올해 4월 VIP금융팀을 새로 만들었다. 법인영업을 추가로 맡은 VIP금융팀은 기존 법인금융팀과는 경쟁·보완 관계다. VIP금융팀은 생긴 지 2개월 만에 법인 고객을 상대로 약 2조원을 유치했다. 이 가운데 1조원가량을 이민환 팀장이 혼자 가져왔다.

이민환 팀장은 "금융사 직원에게는 위험관리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법인 고객은 많게는 수천억원을 한 번에 맡긴다"라며 "문제가 생기면 해당 법인에서 일하는 임직원에도 큰 피해를 준다"고 말했다.

과거 '키코 사태'가 대표적이다. 당시 사태 탓에 안전자산 위주로만 자금을 굴리는 법인이 적지 않다.

더욱이 얼마 전부터 중국에서 디폴트 기업이 속출하면서 증권사 법인영업에 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은 국내 증권사 여러 곳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고 있다.

이민환 팀장은 "CERCG가 보증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은 'A2' 등급이었다"라며 "애초 'A1' 이상만 취급했다면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때 법인 고객도 중국이나 몽골, 인도네시아 같은 신흥국 상품으로 눈을 돌리기도 했다"라며 "하지만 요즘에는 은행 예금을 담보로 하는 상품을 주로 찾는다"고 덧붙였다.

이민환 팀장은 13년 동안 법인영업만 담당해온 자금관리 베테랑이다. 그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신한금융투자를 거쳐 2015년 SK증권으로 자리를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