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T’에서 밀린 바이두…新 IT공룡 ‘ATM’의 주인공은?
2018-06-22 08:08
바이두, 알리바바·텐센트 성장에 못미쳐
ATM, 마지막 주인공으로 앤트파이낸셜·샤오미·메이퇀 꼽혀
ATM, 마지막 주인공으로 앤트파이낸셜·샤오미·메이퇀 꼽혀
“중국 3대 인터넷 기업은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에서 ‘ATM(알리바바∙텐센트∙마이진푸)’로 바뀔 것”이라는 마윈 알리바바 회장의 3년 전 발언이 현실이 됐다. 바이두가 주춤하는 사이 알리바바의 금융계열사인 마이진푸(螞蟻金服·앤트파이낸셜)가 중국 3대 IT 공룡으로 떠올랐다. 다만 ATM의 ‘M’의 자리를 두고 샤오미(小米)와 메이퇀(美團)이 후보에 오르면서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17일 중국 관영 신화망(新华網)은 ‘인터넷의 여왕’ 메리 마커가 발표한 ‘인터넷 트렌드 리포트 2018’을 인용해 “최근 인터넷 기업 시장 가치 순위 상위 20개 기업 중 9개가 중국 기업”이라며 “이 중 알리바바는 6위, 텐센트는 7위를 차지했고 앤트파이낸셜이 9위에 오르며 바이두를 밀어냈다”고 보도했다. 바이두는 13위에 머물렀다.
이를 두고 매체는 “BAT의 시대는 완전히 끝났다며 3년 전 마윈이 주장한 ‘ATM 시대 도래’에 코웃음을 치던 바이두가 우스워졌다”고 전했다
악재가 이어진 바이두는 부진 만회를 위해 자율주행차량∙인공지능(AI)분야에 집중 투자하며 사활을 걸었다. 검색 기반 비즈니스 모델을 AI기반으로 바꿔 다가오는 AI 시대에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지난해 재도약에 성공했지만 알리바바와 텐센트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올해 초 중국기업 최초로 50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전세계를 주도하는 IT기업으로 성장하는 동안 바이두의 시가총액은 940억 달러(6월 15일 기준)에 그치고 있다.
이번 투자유치로 앤트파이낸셜의 기업가치는 1500억 달러(약 161조5500억원)으로 급증했다. 설립 4년 만에 바이두의 기업가치를 훌쩍 넘어선 것이다. 글로벌 회계법인 KPMG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세계 100대 핀테크 기업 1위에 앤트파이낸셜이 꼽힐 정도다.
재미있는 점은 앤트파이낸셜의 놀라운 성장에도 도전장을 내미는 중국 유니콘이 여럿 존재한다는 것이다. 중국 허쉰커지(和訊科技)는 최근 “새로운 IT대세 ATM의 마지막 주인공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샤오미와 메이퇀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2대 유니콘으로 꼽히는 샤오미도 앤트파이낸셜만큼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2010년 설립된 샤오미는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스피커, 공기청정기, 휴대폰보조배터리 등 다양한 전자 제품을 생산해 세계 시장에 이름을 알렸다.
지난해 4분기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2810만대를 출하해 4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애플∙삼성∙화웨이 등 상위업체의 출하량은 모두 감소한 반면 샤오미만 출하량이 96.9%나 늘어났다. 또 올해에는 출하량이 1억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샤오미는 7월 홍콩증권거래소 상장을 앞두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모건스탠리 보고서는 “샤오미가 상장 후 시가총액이 650억~850억 달러 수준에 이를 것”이라며 “이후에는 알리바바와 바이두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음식배달 서비스 업체 메이퇀도 빠르면 9월 홍콩 증시에 상장할 전망이다. 왕싱(王興) 메이퇀 창업자는 홍콩에서 최근 만남을 갖고 기업공개(IPO) 진행을 협의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르면 9월 메이퇀이 홍콩거래소에 상장하고, 상장 후 기업가치가 6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허쉰커지는 "앤트파이낸셜과 샤오미, 메이퇀이 모두 상장을 앞두고 있는 만큼 ATM의 M자리를 두고 세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