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 사우디 편입…한국서 8조원 유출"

2018-06-21 15:31
미래에셋대우 등 "MSCI 신흥국지수 내 韓 비중 감소…패시브 자금 이탈↑"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지수에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편입됨에 따라 국내 증시에서 최대 8조원가량이 이탈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21일 "사우디아라비아의 편입 비중이 2.6%인 점을 고려하면, 한국의 비중은 14.96%로 기존보다 0.40%포인트 줄어들 것"이라며 "이 경우 최대 8조3600억원의 자금 이탈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MSCI는 20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르헨티나를 MSCI 신흥시장지수에 편입하기로 했다. 아르헨티나는 10년 만에 신흥시장지수에 복귀한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신흥시장지수에 편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고 연구원은 "사우디의 MSCI 신흥국 지수 편입 시점은 내년 5월"이라며 "자금 이탈은 내년에 현실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패시브(지수 추종) 자금의 이탈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며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수급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SK증권은 사우디 등의 MSCI 신흥시장 지수 편입으로 국내 증시에서 이탈할 외국인 자금 규모를 7조9000억원가량으로 예상했다.

하인환 연구원은 "사우디의 신흥시장지수 편입으로 약 6조6000억원, 아르헨티나의 편입으로 1조3000억원의 패시브 자금 유출이 일어날 것으로 본다"며 "중국 A주(내국인 전용 주식)가 MSCI에 편입될 때보다 더 큰 충격일 수 있다"고 전했다.

SK증권은 이로 인해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 비중이 3.75%에서 3.63%로, 0.12%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1조93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SK하이닉스(3800억원), 삼성전자우(2900억원), 셀트리온(2400억원) 등도 수천억원대의 자금 이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