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환영’…“이제 국회가 논의해야”

2018-06-21 17:26
바른미래 "근본적 내용 빠져 있어" 비판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왼쪽)이 21일 오후 국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실을 방문, 검·경 수사권조정 합의문을 정성호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장에게 전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민주평화당·정의당은 21일 정부가 내놓은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문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자유한국당도 “검찰과 경찰 권력이 견제와 균형을 할 수 있도록 합리적 개혁이 필요하다”는 원칙적 입장에 공감했다. 반면 바른미래당은 “정부가 국회와 소통 없었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박범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오랜 과제였던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합의를 도출한 것을 환영한다”며 “특히 경찰에 1차적 수사권·수사 종결권을 부여해 자율성과 책임성을 높이고자 한 점은 가장 큰 변화”라고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경찰의 수사권이 강화된 만큼 적법한 절차에 의한 수사와 수사의 질이 관건”이라며 “본질적으로 경찰의 역량 강화가 가장 중요하다. 경찰은 수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각별한 노력을 전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제 공은 국회에 넘어 왔다”며 “조속히 법제사법위원회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를 가동해 검경 수사권 조정을 위해 필요한 입법 작업을 마무리 지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김성원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최근 드루킹 게이트와 검찰 인사에서 보듯이 아직도 검찰과 경찰이 권력의 눈치를 보고 있다”며 “권력은 그에 따른 보은 인사와 줄 세우기를 하는 행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수사권 조정은 검찰과 경찰이 더 많은 이권을 챙기기 위한 싸움이 아니다”며 “국민에게 최상의 치안서비스를 제공하고 인권을 확립하는 차원에서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한국당은 국회 논의를 통해 검찰과 경찰이 국민을 위한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신용현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은 이번 조정안에 대해 “검찰은 물론 경찰 역시 시급히 개혁해야 할 현안들이 쌓여 있는 상황에서 검찰 개혁이라며 기계적으로 검찰의 권력을 떼어내서 경찰에게 부여하는 내용”이라고 비판했다.

또 “검찰이 정권의 하수인 역할을 해온 것을 방지할 수 있는 개선책, 경찰 수사권의 민주적 통제 등에 대한 내용 등 보다 근본적인 내용은 빠져 있다”며 “정부가 국회와의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합의문을 발표한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신 수석대변인은 “절박한 심정으로 수사기관을 찾아가는 국민의 억울함을 어떻게 해야 신속하고 정확하게 해결할 수 있을지가 검경 수사권 조정의 기준이 돼야 한다”며 “사개특위에서 합리적인 합의안을 도출해 낼 것”이라고 했다.

최경환 평화당 대변인은 “합의안 발표까지 정부가 정작 수사권 조정의 주인인 국민의 의견을 과연 얼마나 공개적으로 수렴했는지는 대단히 아쉽다”면서도 “오늘 합의안은 경찰·검찰이 합의한 초안으로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검찰과 경찰의 수사 권한을 분산하고 상호 견제토록 하는 수사권 조정은 필요한 일”이라며 “핵심은 국민 인권 향상이고 권력기관 개혁이다. 평화당은 오직 국민의 입장에서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무소불위의 비대한 권력을 갖고 있던 검찰에 대한 개혁은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였다”며 “행정안전부와 법무부가 합의를 통해 이 같은 조정안이 나오게 된 것은 우선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반겼다.

최 대변인은 “촛불 혁명으로 국민들이 검찰 개혁을 강력하게 요구했지만 국회는 무의미한 정쟁으로 임무를 방기하고 있었다”며 “수사권 조정 합의안과 함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법안을 조속히 논의해 국민의 뜻을 받들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