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수소전기차 시장 '빅뱅'… 저변 확대 박차
2018-06-20 16:00
- 수소전기차 시장 활성화 위한 국가 차원의 지원 정책 봇물
- 글로벌 업체들의 양산 계획 구체화 및 업체 간 합종연횡 활발
- 글로벌 업체들의 양산 계획 구체화 및 업체 간 합종연횡 활발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에너지 수급 불안, 자원 고갈 문제 등의 해결 방안으로 ‘수소’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점차 커지고 있다.
수소는 우주 질량의 75%, 우주 분자의 90%를 구성하는, 부존량이 풍부한 에너지원으로 다양한 원재료와 방식으로 제조가 가능하며, 높은 에너지 효율과 저장 및 운반이 용이하고, 온실가스 배출이 전혀 없는 무공해 청정에너지다.
지난해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가 발표한 ‘수소 경제 사회 구현을 위한 로드맵’에 따르면 오는 2050년 수소와 관련된 전 산업 분야에서 연간 2조5000억 달러의 시장 가치와 300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된다.
◆ 국가 차원의 지원 정책 봇물 … 글로벌 업체 간 합종연횡 활발
수소전기차는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을 통해 차량 내에서 자체 생산된 전기를 통해 모터를 구동, 주행하는 차세대 친환경차다.
이러한 수소전기차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한 주요국들은 구매 보조금 지급, 충전 인프라 구축 등 수소전기차 시장 활성화 및 연관 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은 ‘수소차 굴기’를 선언하고, 수소전기차 보급 및 충전 인프라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말 수소전기차 로드맵을 확정하고, 2020년 수소전기차와 충전소를 5000대∙100기 이상, 2025년 5만대∙300기 이상, 2030년까지 100만대∙1000기 이상 누적 보급하는 등 2030년 수소차 100만대 시대를 공식화했다.
보조금도 전기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는 점차 축소하지만, 수소전기차는 현재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승용차는 20만 위안, 버스 및 화물차는 30만~50만 위안의 보조금을 지원한다. 충전소의 경우에도 구축 비용의 60%를 지원하며, 전담 관리 부서까지 운영해 인프라 확충을 독려하고 있다.
한국과 함께 수소전기차 기술 경쟁을 주도하고 있는 일본도 적극적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에너지 정책 기본법으로 수소에너지 활용 가능성을 명문화한 일본은 지난해 말 미래 에너지원으로서 수소의 활용도를 제고하고, 수소사회 실현 및 국제 표준화 주도를 전폭적으로 지원한다는 내용의 ‘수소 기본 전략’을 발표했다.
연 30만t 수준의 대규모 수소 공급망을 구축, 수소 가격을 대폭 인하해 발전 및 모빌리티 분야에서의 보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 수소전기차를 4만대로 늘리고, 2030년에는 80만대, 수소충전소 900기를 건설하는 것이 목표다.
올해 2월에는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충전소 보급을 늘리기 위한 조치로 기존 주유소와 수소∙전기 충전 설비의 병행 설치를 허용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3월에는 정부 목표 대비 미진한 수소충전소 건설을 촉진하기 위해 도요타, 닛산, 혼다 등 완성차 3사와 에너지, 금융 등 총 11개 업체가 ‘일본수소 모빌리티’ 합자법인을 신설했다. 건설 비용의 50%를 정부가 지원하고, 합자 법인과 투자자가 일부 분담하는 형태로 인프라 구축 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유럽은 EU 차원에서 수소에너지 보급을 위해 2008년 ‘수소∙연료전지 연구개발 공동사업법’을 제정하고 실증 사업이 한창이다.
독일은 국가 프로젝트인 CEP(Clean Energy Partnership)를 통해 수소충전소 사업을 진행 중이며, 국가혁신기술(NIP)의 하나로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선정해 오는 2016년부터 2026년까지 10년 동안 14억 유로 규모의 예산을 편성했다.
또한 수소충전소 민간 출자회사인 ‘H2Mobility’를 설립, 민간 주도로 수소시장을 키우고 있다. H2M에는 에어 리퀴드, 린데, 다임러, 쉘, 토탈, OMV 등 6개 대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영국은 ‘HyTAP’ 프로그램을 통해 320억원 규모의 수소충전소 보급 예산을 확보하고, ‘UKH2Mobility’를 결성해 민간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2030년까지 수소충전소 1150개 건설 및 수소전기차 158만6000대 보급을 추진 중이다.
미국은 2013년 수소 부문 에너지 안보 및 이산화탄소 저감을 위한 ‘수송 에너지 미래 전략(TEF)’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자동차 석유 사용량을 50% 감축하고 2050년까지 공해 배출 80%를 감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수소충전소 구축 및 보급 확대를 위한 민관협의체인 ‘H2USA’를 설립했다. 미국 에너지국(DOE)을 비롯해 완성차업체, 민간연구소 등 45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또한 ‘H2FIRST’ 프로젝트를 통해 수소충전소 건설 기간 및 비용 단축, 가동성 향상을 촉진하기 위한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은 캘리포니아주에서는 2014년 주정부를 중심으로 수소전기차 로드맵을 수립, 발표했다. 2023년까지 123개의 충전소를 건설하고, 최대 3만대를 보급할 방침이다.
글로벌 업체들도 양산 계획을 구체화하고, 업체 간 제휴 등을 통한 시장 선점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양산 모델을 보유 중인 현대차, 도요타, 혼다에 이어 벤츠가 지난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수소전기차 ‘GLC F-CELL’을 공개했으며, 올해 내 판매를 시작한다.
아우디는 2016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h-Tron 콰트로 콘셉트카’를 선보였고, BMW는 수소전기차 시험차를 운영 중에 있다. 2020년경에는 글로벌 업체 대부분이 수소전기차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특히 혼다와 GM은 2016년 말 수소전기차에 탑재되는 연료전지 시스템을 공동 생산하기 위한 합작법인 설립을 발표했다. 양사는 오는 2020년까지 8500만 달러를 투자해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 있는 GM공장에서 연료전지 시스템을 생산할 방침이다.
도요타와 BMW는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수소전기차 플랫폼의 공동 개발을 추진 중이며, 닛산과 포드-다임러 역시 제휴 관계를 맺고 있다.
◆ 현대차그룹의 수소전기차 개발사 … 글로벌 기술 리더십 구축
현대차그룹은 1998년 연료전지 개발을 시작으로, 연료전지 스택, 구동모터, 인버터 등 핵심 부품의 독자 개발 및 소형화, 모듈화 등 생산 노하우 확보를 통해 지난 2013년 전세계 자동차 메이커 가운데 최초로 수소전기차 양산 체제를 구축했다.
현대차가 양산에 성공한 ‘투싼 수소전기차’는 전 세계 17개국에 수출됐으며, 미국 조사 전문기관 워즈오토(WardsAuto)에서 주관하는 ‘2015 세계 10대 엔진’에서 도요타 ‘미라이’를 제치고 수소전기차 최초로 선정됐다.
올해 1월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8’에서 차세대 수소전기차 ‘넥쏘’를 선보였다. 당시 유력 언론사들이 뽑는 '에디터들의 선택상(Editors' Choice Award)'을 수상하기도 한 넥쏘는 세계 최고의 1회 충전 주행거리(609㎞)를 확보한, 현대차의 미래 기술력이 집대성된 궁극의 친환경차다.
현대차는 연료전지의 성능 및 수소이용률의 업그레이드, 부품의 고효율화를 통해 시스템 효율 60%를 달성하고, 기존 대비 약 9%를 향상시켰다.
‘넥쏘’의 연료전지 전용부품 국산화율은 99%에 달한다. 특히 연료전지에서 산소와 수소의 화학적 반응을 이끌어 내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핵심부품(MEA)은 이전까지 수입에 의존했으나 국산화에 성공했다.
뿐만 아니라 수소전기차 연료전지시스템의 핵심기술인 막전극접합체(MEA)와 금속분리판 기술을 독자 개발했으며, 영하 30도에서도 시동이 걸릴 수 있도록 냉시동성을 개선했다.
넥쏘는 3단계 공기청정 기술로 초미세먼지를 제거해 '달리는 공기청정기'로도 주목받고 있다. 넥쏘 1000대 운행 시 6만그루의 나무가 흡수하는 이산화탄소량과 같으며 디젤차 2000대 분의 미세먼지 정화 효과가 있다. 넥쏘 1000대가 1시간만 운행해도 성인 4만9000명이 필요한 공기가 정화된다.
또한 현대차그룹은 작년 11월 글로벌 수소위원회 회장사로 선출돼, 글로벌 수소차 시장에서 선도적 입지를 인정받았다. 글로벌 수소위원회는 작년 1월 세계경제포럼 기간 중 글로벌 완성차, 부품사, 에너지 기업 등이 수소에너지원 개발을 통해 파리기후변화협약의 목표 달성을 취지로 결성됐다.
2004년 처음 개발한 수소전기버스도 현재 정기 노선버스에 투입될 정도로 경쟁력을 갖췄다.
현대차그룹은 2004년 수소전기버스 개발에 착수해 1세대 모델을 2006년 독일 월드컵 시범운행과 정부과제 모니터링 사업(2006~2010년)에 투입한 바 있다.
2009년에는 개선된 연료전지시스템과 자체 개발한 영구자석 모터를 적용한 2세대 모델을 개발해 2015년 광주광역시 수소버스 운행 시범사업에 전달했다.
작년 10월부터 울산시와 함께 추진 중인 수소버스 시범 사업 출범식에서는 3세대 수소전기버스가 공개됐다. 이전 모델 대비 가속성능, 등판능력, 내구성능 등이 대폭 향상된 3세대 수소버스는 하반기 서울, 울산 정기 노선버스에 투입될 예정이다.
3세대 수소버스는 오염물질 배출이 없는 무공해 차량으로 고성능 공기정화필터를 사용하기 때문에, 중형 디젤차 약 40대가 배출하는 미세먼지를 정화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이 밖에 울산에서 수소전기택시를 운영하고 있으며, 광주에서 수소전기차를 활용한 카셰어링 사업을 추진하는 등 수소전기차 대중화 사업을 적극 펼치고 있다.
또한 현대차그룹은 2017년 충북 충주에 위치한 현대모비스의 기존 친환경차 부품 전용 생산단지 내에 연료전지 스택을 비롯한 수소전기차의 핵심부품 생산을 전담하는 공장을 추가로 신축했다.
약 1만3000㎡(약 4000평) 규모로 조성된 신공장은 연산 3000대 규모의 ‘수소전기차 연료전지 파워트레인’ 생산 설비를 갖췄다. 독자 기술력을 바탕으로 핵심부품 생산부터 시스템 조립까지 전용 생산공장에서 일관 양산하는 것은 업계 최초로 규모 면에서도 글로벌 경쟁사 대비 최고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