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세계 미디어시장, 거대 중국 자본에 장악될까
2018-06-19 00:00
세계 미디어 시장에 중국 자본이 유입되면서 중국의 언론 장악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2013년 뉴욕타임스(NYT)와 함께 미국 양대 신문으로 꼽히던 워싱턴포스트(WP)가 아마존 창업자 제프리 베조스에게 넘어가면서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미디어가 큰 충격을 받기도 했다. 미국을 대표하는 거대 미디어가 비(非)미디어 사업가에게 넘어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베조스가 아마존닷컴 소비자들을 WP 온라인 독자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하면서 비미디어 사업가의 미디어 경영에 대한 우려는 점차 사라져갔다.
1903년에 영국 미디어인들이 만든 SCMP는 중국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전하는 ‘워치도그’ 역할을 수행해왔다. 1976년 정부가 숨겼던 허베이(河北)성 탕산(唐山) 대지진 피해 규모와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 때 덩샤오핑(鄧小平)이 중국을 장악하고 있다는 뉴스로 명성을 널리 알렸다.
알리바바그룹의 SCMP 인수 후 중국 정부에 대한 비판적인 논조가 다소 주춤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WP는 “SCMP의 날카로운 논조가 무뎌졌고, 중국 수도 베이징(北京)이 SCMP의 광고주, 기자들을 지속해서 압박하고 있다”며 “알리바바의 인수로 중화권 내 미디어 자유를 실천하던 SCMP의 미래가 어두워졌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순시옹의 인수로 사내 성폭력 조사 진행, 연이은 편집장 교체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LA타임스가 안정을 되찾았다고 평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 중국계 인물이라는 사실만으로 이번 인수를 중국의 언론 장악으로 보는 것은 확대 해석이라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알리바바의 인수 후 변해버린 SCMP의 모습을 떠올리면 세계 미디어 시장의 중국 자본 유입 소식이 그리 반갑지만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