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호날두가 ‘이름값’ 했다…포르투갈, 스페인과 3-3 무승부

2018-06-16 18:34

[극적인 프리킥을 성공시킨 포르투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세리머니 모습. 사진=AP 연합뉴스 제공]


포르투갈의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가 월드컵 출전 사상 처음으로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이름값을 해냈다.

포르투갈은 16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피시트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난적 스페인(10위)과 3-3으로 극적으로 비겨 승점을 나눠 가졌다.

경기는 무승부로 박빙의 결과였지만, 이 경기의 최고 승자는 ‘원맨쇼’를 펼친 호날두였다. 호날두는 이날 한 경기에서 3골을 몰아치는 슈퍼스타다운 승부사 기질을 마음껏 뽐냈다. 특히 경기 직전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환상적인 프리킥은 압권이었다. 이날 경기 후 FIFA가 선정한 맨 오브 더 매치(MOM)의 주인공도 역시 호날두였다.

호날두는 지금까지 세 번의 월드컵에 나서 13경기 출전 3골에 그쳤으나 이번 대회 첫 경기부터 3골을 기록하며 득점왕 타이틀 경쟁에 성큼 다가섰다. 호날두는 우베 젤러, 미로슬라프 클로제(이상 독일), 펠레(브라질)에 이어 월드컵 4개 대회 연속 골을 기록한 역대 네 번째 선수가 됐다. 또 호날두는 월드컵 역대 최고령 해트트릭 기록도 갈아치웠다. 1985년 2월 5일생으로 33세 131일인 호날두는 종전 네덜란드의 롭 렌센브링크가 19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 이란전에서 세웠던 30세 335일을 훌쩍 넘겼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나란히 충격적인 16강 좌절을 경험한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첫 경기부터 명승부를 펼쳤다.

포르투갈은 전반 4분 만에 호날두가 반칙을 유도해 페널티킥을 얻어낸 뒤 스페인 골키퍼 다비드 데헤아의 반대 방향으로 강력한 슈팅을 직접 시도해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반격에 나선 스페인은 전반 24분 지에구 코스타가 역습 기회를 놓치지 않고 상대 수비수 2명을 농락하며 동점골을 터뜨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하지만 포르투갈은 호날두가 전반 44분 곤살로 게데스의 패스를 받아 문전 중앙에서 왼발 슈팅을 날렸다. 낮고 빠른 슈팅이었지만, 데헤아 골키퍼 정면으로 향해 막히는 듯했다. 하지만 데헤아 골기퍼가 공을 완벽히 막아내지 못해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포르투갈은 전반을 2-1로 앞섰다.

후반 들어 스페인의 매서운 반격이 포르투갈을 강타했다. 코스타는 후반 10분 프리킥 상황에서 세르히오 부스케츠가 떨어뜨린 헤딩 패스를 문전으로 쇄도해 그대로 밀어 넣어 2-2 동점골을 만들었다. 이어 후반 13분 나초 페르난데스가 상대 페널티 박스 밖으로 흘러나온 패스를 그대로 하프 발리슛으로 연결해 극적인 3-2 역전 골을 터뜨렸다.

그러나 경기 막판 웃은 건 호날두였다. 후반 43분 호날두는 골키퍼가 움직일 수도 없는 환상적인 프리킥으로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호날두는 자신이 직접 얻어낸 프리킥 기회에서 상대 수비벽의 오른쪽 끝을 절묘하게 노려 골문 우측 안쪽으로 휘어 들어가는 프리킥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데헤아는 반응조차 못했다.

포르투갈고 스페인은 이날 무승부로 나란히 승점 1을 챙기며 B조 공동 2위에 자리했다. 1위 자리는 경기 종료 직전 자책골에 힘입어 모로코에 1-0으로 이긴 이란이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