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또 어디?"...P2P금융업계 '속앓이'

2018-06-13 18:15
사기대출 등 사고 잇따르자 새협회 준비 등 자정노력

[자료= 금융감독원 제공]


P2P업계가 뒤숭숭하다. 다음에 또 어떤 업체에서 문제가 발생할지 긴장한 모습이다. 

13일 P2P업계에 따르면 최근 사기 대출부터 파산, 학력 위조 문제까지 두루 터지면서 추가적인 사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런 문제가 최근에 줄줄이 터진만큼 또 어디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겠다"며 "일부 업체의 일탈이 업계 전체의 문제로 여겨질까 걱정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P2P 대출은 금융사를 통하지 않고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투자자와 대출자를 중개해주는 시스템이다. 대출 과정을 자동화하고 기타 비용을 최소화해 거래자들이 이익을 공유하는 개념이다. 하지만 최근 일부 업체들이 부실 대출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가 뒤숭숭하다. 

부동산 전문 P2P업체인 헤라펀딩은 높은 연체율을 이기지 못하고 파산을 신청했다. P2P업체에서 첫 파산이다. 오리펀드 대표와 더하이원펀딩은 사기대출 의혹을 받고 있다. 현재 두 대표는 잠적한 상태다. 

상황이 이렇자 업계에서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렌딧·팝펀딩·8퍼센트 등 3개 업체는 P2P금융협회에서 탈퇴, 지난달 말 새로운 협회를 위한 준비위원회를 발족했다.

P2P금융협회도 재정비에 나섰다. 협회는 지난 12일 임시총회를 열고 양태영 테라펀딩 대표를 3대 회장으로 선출했다. 이 자리에서 협회는 P2P금융업계의 최우선 과제를 사회적 신뢰 회복으로 정하고, 자율규제 강화 방안을 확립해 업권이 발전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앞장서기로 했다.

양태영 P2P금융협회장은 "이번 P2P 사건사고의 본질적인 문제는 부동산 P2P에 자금 쏠림이 아니라, 문제를 일으킨 업체 대부분이 비협회사인 점"이라며 "협회 차원에서의 관리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P2P 대출시장은 최근 급성장했다. P2P금융협회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회원사들의 누적 대출 취급액은 약 2조3929억원에 달한다. 비회원사까지 고려하면 취급액은 더 늘어난다. 산업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사업 역량을 갖추지 못한 업체들이 늘었고, 이에 따라 사기대출과 대출자금 유용 등의 문제가 잇따라 발생했다는 판단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P2P·암호화폐처럼 새롭게 등장한 금융산업의 경우 양적 성장에 따른 부작용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부실 업체를 걸러내는 방식으로 자정에 나서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