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특집] 싱가포르 학자 "북미정상회담은 하늘이 준 선물"…긍정적 효과 기대
2018-06-11 17:24
국가 브랜드 상승, 중립국 이미지 강화…국제 이벤트 후보지로 각광받을 것
전 세계에 국가 홍보…여행ㆍ요식ㆍ서비스업 등 시장경제 활성화도 기대
전 세계에 국가 홍보…여행ㆍ요식ㆍ서비스업 등 시장경제 활성화도 기대
12일 개최되는 북·미 정상회담은 “하늘이 주신 선물”이다.
10일 싱가포르 현지매체 연합조보(聯合早報)는 전문가의 발언을 인용, 북·미 정상회담이 장기적으로 싱가포르 국가 브랜드 상승과 금융허브 지위 공고화 등 다양한 이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했다.
인터뷰에 응한 현지 학자들은 이번 회담이 동북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 평화와 안정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이번 회담을 계기로 싱가포르가 중립국 이미지로 부각돼 국제중재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더욱 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싱가포르는 대규모 국제행사를 개최할 자격이 충분하다”면서 ”글로벌 금융허브 도시로서 대형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른 경험을 잘 살려 안정과 신뢰감을 주는 국가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판문점, 몽골 등 여러 후보지들을 두고 조율을 벌이던 북·미 정상회담 장소가 싱가포르로 최종 낙점되면서 싱가포르는 북·미 양국이 모두 만족할 만한 이상적인 중립지대로 손꼽힌 것으로 추정된다. 지정학적으로 '중립국' 성격을 띠고 있는 데다 경호와 안전성, 인프라, 통신 등 측면에서 탁월한 조건을 갖춰 정상회담과 같은 대형 외교이벤트를 치러내는 데 최적의 장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천 소장은 “당시 시 주석과 마 총통의 역사적인 회담에 대만과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 매체들이 몰려와 문전성시를 이뤘다”면서 “회담기간 동안 싱가포르는 거의 무료로 국가 홍보를 한 셈”이라고 역사적 회담장소 제공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치를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안방주인 역할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이익은 돈을 쓰지 않고도 싱가포르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다는 점”이라며 “우리는 앞으로 북한의 체재비로 지불할 225만 달러(약 24억원) 이상의 가치를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금융, 서비스, 여행 등 업계 전반에 걸쳐 수십억 달러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부분 전문가들이 이번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북·미 정상회담의 장기적인 성과에 주목하고 있지만, 이를 통해 싱가포르가 얻을 수 있는 단기적인 성과도 만만치 않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특히 숙박과 소매 등 부분에서 지난해 대비 많은 매출을 기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천치원(陳啟文) 싱가포르 경영대 글로벌 교육센터 선임강사는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앞두고 다양한 국가에서 수많은 취재진과 수행단들이 싱가포르를 찾았다”면서 “이는 호텔 서비스와 요식업에 종사하는 상인들에게 큰 수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말레이시아 국제상업은행(CIMB) 소속의 싱가포르 출신 경제학자 쑹성원(宋生文) 역시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번 정상회담은 싱가포르의 국제적 위상을 드높일 수 있는 계기이자,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중립국 이미지를 더욱 현실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이번 회담으로 싱가포르라는 나라가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급부상했다“면서 ”싱가포르가 뛰어난 서비스 산업을 구축하고 있으며 글로벌 허브공항을 보유한 국가로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 세계가 알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가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를 계기로 싱가포르 브랜드 파워를 더욱 키워 안정적이고 신뢰감 있는 국가 이미지를 꾸준히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 당국 또한 이번 기회를 잘 살려 스위스와 같은 중립국 이미지를 전 세계에 알리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실제 싱가포르는 중국과의 문화적 동족관계와 미·영과의 전통적 우호관계 속에서도 지혜를 발휘해 양쪽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중재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리셴룽 총리는 2012년 9월 중국공산당 중앙당교를 방문한 자리에서 “싱가포르는 미·중 모두의 친구이기 때문에 양국관계가 번창하기 바란다”면서 “두 나라 가운데 한쪽을 택하도록 강요받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해 중립국 이미지를 부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