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 트럼프-김정은 '일대일' 탐색전부터?

2018-06-10 14:07
블룸버그, 트럼프-김정은 '일대일' 먼저 만난 뒤 보좌진 배석 회담 이어갈 듯
트럼프 "1분이면 진정성 간파"…美관리 "12일 회담 당일 끝, 잘 되면 공동성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AP/연합뉴스]


"첫 1분 안에 알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캐나다 퀘벡주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중에 가진 회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진정성 여부를) 1분 안에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에게서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으면 회담을 오래하지 않을 것"이라며 시간을 낭비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10일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그가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을 김 위원장과 일대일 접촉으로 시작할 생각임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했다. 통역만 대동하고 단둘이 먼저 만날 공산이 크다는 전망이다. 일종의 탐색전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직감에 따라 회담 결렬 여부가 1분 안에 판가름 날 수 있다는 얘기다.

탐색전 결과가 좋으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측근들과 함께 회담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미국 정부와 백악관 관리들을 인용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튼 국가안보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회담에 나서고 김 위원장은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을 대동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 미국 정부 관리는 미국이 회담을 12일 저녁에 끝낼 계획이라며 일이 잘 되면 공동선언이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이번 회담이 12일 이후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부 관리들이 싱가포르에서 이튿날 회담을 위한 비상계획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G7 정상회의 회견에서 이번 회담이 김 위원장에게 '단 한 번의 기회'(one-time shot)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이번 회담에서 최소한 관계를 맺고 이후 과정을 시작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며 후속 회담 가능성을 내비쳤다. 대화가 잘 되면 김 위원장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한 뒤 백악관 회견에서 6·12 회담이 성공하면 김 위원장을 백악관으로 초청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그러나 미국과 북한의 입장차가 여전히 크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체제안전보장과 경제제재 해제를, 트럼프 대통령은 핵무기의 완전한 폐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북한에 핵무기 포기는 유일한 전쟁 억지 수단이자 협상카드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김 위원장의 회담 제안을 수락한 게 이미 그에게 승리를 안겨준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