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커진' 중금리 대출시장…선점 경쟁 치열
2018-06-10 19:00
정부 활성화에 '강력 드라이브'
저축銀·카드사 등 적극적 행보
저축銀·카드사 등 적극적 행보
중금리 시장이 금융권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의 중금리대출 관련 규정이 완료되면 업권간 중금리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이 중금리대출 상품의 금리를 낮추거나 신규 상품을 출시하는 가운데 저축은행과 카드사, 개인 대 개인(P2P) 업계 등도 관련 상품 정비에 나섰다.
그동안 중금리시장은 저축은행, 카드사, P2P업체의 영역으로 간주됐다. 하지만 정부가 중금리대출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만큼 은행들도 동참하는 모습이다. 고신용자 위주로 대출을 해 온 은행들이 중금리상품을 속속 출시할 수 있는 이유는 신용분석 기술이 고도화된 덕분이다. 신용등급이 다소 낮더라도 연체율을 낮춰 부실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모든 업권이 중금리대출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결국 최대 경쟁은 제2금융권에서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은행이 취급할 수 있는 중금리대출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들은 카드사와 더불어 중금리대출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해 4분기부터는 총량제 규제에서도 제외됨에 따라 중금리대출 상품 점검에 나섰다. 여신금융사들도 중금리 상품 개발에 착수하거나 상품을 보완 출시하고 있다.
이처럼 금융회사들이 중금리대출 상품을 확대하고 있는 것은 정부의 포용적 금융과 맞닿아 있다. 시장 논리에 치우쳐진 부분을 바로잡아 금융 취약계층을 위한 금융 정책 확대가 핵심 과제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신용대출 시장은 5% 이하의 저금리 대출과 20% 이상의 고금리 대출로 양분돼 있었다. 신용등급 4~6등급인 중신용자들은 은행 대출을 받지 못하면 대부분 20%대의 고금리로 내몰렸다.
중금리 대출은 5% 이하의 저금리 대출과 20% 이상의 고금리 대출의 사각지대를 해소, 서민들의 이자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정부의 정책 드라이브 덕분에 중금리 대출 취급액은 지난해 2조7812억원으로 전년 대비 2.9배 늘었다.
향후 시장 전망도 밝다. 올해 중금리 대출 규모는 4조2000억원으로 1년 사이 7000억원 확대됐다. 중금리대출에 적극적인 금융사에는 인센티브도 부여된다.
제2금융권은 가계부채 총량규제에서 중금리대출이 제외되는 것을 반기면서도 금리 상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국은 중금리대출 금리 상단을 16.5%로 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저축은행이 판매 중인 중금리대출의 최고 금리는 19.9%다. 3.4%포인트의 괴리가 발생한다. 당국의 가이드라인이 어떻게 정해지느냐에 따라 새 기준에 부합한 상품을 출시하거나 기존 상품의 금리를 낮춰야 하는 상황이다.
사실 중금리대출 상품은 마진이 높은 편이 아니다. 금융사 입장에선 중금리대출에 적극 나설 유인이 적은 셈이다. 하지만 시장 규모가 커자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이 확대되면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져 금융소비자들도 혜택을 볼 것"이라면서도 "중금리대출 자체는 금융사에 큰 수익이 나지 않기 때문에 당국이 최고 금리를 현실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